삼성전자(005930)는 이날 매출 52조3532억 원, 영업이익 7조1873억 원, 당기순이익 6조2507억 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분기 기준)은 2년 만에 8조 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8.89%, 19.59% 감소했다. 문제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 부진이 2분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하면서 매출 52조7800억 원, 영업이익 7조39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 신화’ 다했나
2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었다.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재고가 쌓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출한 탓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 원대(4조4200억 원)까지 추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7450만대였다. 전년 동기대비(7600만 대)보다 150만대 감소하면서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32.6%에서 25.2%로 7.4%포인트나 감소했다.
중국의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분기보다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도 상승했다. 특히 샤오미는 지난해 2분기보다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실적(판매량 410만 대→1510만 대, 시장 점유율 1.8%→5.1%)이 급상승하면서 ‘무서운 신예’로 떠올랐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도 당장 반전을 이루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에는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와 중저가 제품군 강화 등으로 2분기보다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재고 감소에 따라 스마트폰 출하량은 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저가 스마트폰과 아이폰6 등과의 경쟁으로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아져 실적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전통의 강세 비즈니스인 반도체와 TV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이다. 이같은 시장의 관심 때문인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도 반도체 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IM 부문은 지난 2분기 실적이 대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61.5%)를 웃돌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과 TV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영업이익이 현재보다 1조~2조 원 이상 늘어나지 않으면 과거와 같은 실적 반등은 사실상 어렵다.
DS부문은 2분기에 2조900억 원, CE부문은 7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CE부문은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실적 반등을 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삼성은 커브드 TV, 초고화질(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실적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DS부문도 시스템LSI와 삼성전자에 집중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은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프리미엄 TV, 낸드플래시, 환율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변동에 따른 악영향이 2분기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프리미엄 TV 판매 확대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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