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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가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1(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경제연구기관 밀켄 연구소의 커티스 친 연구원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중동·아프리카서밋에서 “지난 2018년 발발한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이 진행돼 왔다. IT부문을 비롯한 양국 간 경제적 유대 관계가 꾸준히 약화됐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발발 이후 서로에 대한 관세장벽을 높여 왔다. 이후 두 나라 모두 상대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또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 연구원은 “공급망부터 투자 및 교역 흐름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중국 경제는 앞으로도 수년 동안 얽혀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병 위기는 미국과 중국 내 모든 무역·투자 파트너들에게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시장) 다각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에만 모든 것을 의존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하나의 핵심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했을 때 나타나는 몇몇 결과를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대만 폭스콘이 공장 가동을 상당 기간 멈추면서 애플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집중시킨 전략을 다시 한 번 생각토록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친 연구원은 또 코로나19가 중국에게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서 약속한 바를 당분간 지키지 못하더라도 면죄부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무역협상과 관련해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는 인력들을 찾아볼 수 없다”며 “흥미롭게도 양측이 1단계 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점에서 (해명을 위한) 탈출구가 제공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