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재에도 질주하는 뉴욕증시…'Fed·FOMO'가 쌍끌이

펜데믹+시위+美中갈등 3대 악재 속…'호황' 누리는 뉴욕증시
3개월 새 3조원 가까이 푼 연준…'포모'에 휩싸인 투자자들
일각 '시장 망가져…커진 정부 개입에 본연의 역할 잃을 것'
  • 등록 2020-06-04 오후 3:31:41

    수정 2020-06-05 오전 4:08:32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Fed(연방준비제도)와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의미하는 FOMO(포모·fear of missing out).

미국 뉴욕증시의 질주를 떠받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이다. 코로나19발(發) 충격과 폭력으로 변질된 반(反) 인종차별 시위 사태, 그리고 최고조로 치닫는 미·중 간 갈등 여파 등 전례 없는 3대 악재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FOMO’를 간직한 채 ‘Fed’만을 바라보며 가열찬 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의 저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작금의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와 월스트리트(주식시장) 간 괴리를 두고 “표준 경제 모델이 지금 제대로 된 예측을 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지적할 정도다.

3대 악재에도…뉴욕증시 ‘호황’ 국면

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는 지속하고 있다. 5월 민간 부문에서만 276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민간 고용 조사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통계 결과다. 4월 감소분(2024만명 감소)보단 크게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는 거리에 내몰리고 있다. 9일째를 맞은 반(反) 인종차별 시위는 비록 폭력 사태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약탈·방화 등은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발(發) 봉쇄 조치의 단계적 해제로 이제 막 문을 여는 찰나,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아직은 ‘말 폭탄’ 수준이지만, 이미 신(新) 냉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언제든 증시를 위협에 빠뜨릴 수 있는 최대 리스크 중 하나다. 이날 미 교통부는 오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항공당국이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재개를 허가하지 않고 있는데 따른 보복 조처다. 이에 따라 에어차이나 등 4개 중국 항공사는 미국 취항이 전면 제한된다.

숱한 악재 속에서도, 뉴욕증시는 연일 ‘호황’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7.24포인트(2.05%) 급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42.05포인트(1.36%)와 74.54포인트(0.78%) 상승했다. S&P 500지수는 3월 말 저점 대비 40% 이상 뛰었으며, 곧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쓸 태세다.

사진=AFP
◇연준, 3개월 새 ‘3조弗’ 쏟아냈다


이 같은 실물경제와 주식시장 간 단절 배경에는 Fed, 즉 연준이 버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준은 최근 3개월간 3조달러에 가까운 돈을 시장에 퍼부었다. 연준 자산은 지난달 25일 7조973억달러까지 증가했는데, 양적완화를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3월2일 4조2415억달러에 비하면 2조8500억달러가량 폭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제롬 파월(사진) 의장 스스로도 “연준은 레드라인을 몇 번 넘었다”고 할 정도다. 주목할 점은 아직 메인스트리트대출프로그램 등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향후 수 조달러가 추가로 더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애쉬모어 자산운용의 리처치 대표인 얀 덴은 “연준의 기록적인 부양은 너무 커져서 실패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부양이 지속할 것에 배팅을 했으며, “지금까지 그들은 옳은 선택을 했다”고 했다.

‘최악의 순간은 지났다’라는 투자자들의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점, 주택담보대출 신청은 늘고 있는 점, 항공사 승객도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은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실러 교수는 “많은 투자자는 FOMO(포모)를 가지고 있다”며 “그들은 그것을 놓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선 ‘V자 반등’의 고집을 꺾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유의 ‘경제 공신력’도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대중, 언젠가 시장 조작 얘기할 것”

당연히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회계법인 RSM의 수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스엘라는 CNN방송에 “시장은 망가졌다. 더는 실물경제에 부합하는 미래전망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언젠가 대중(大衆)은 시장이 조작됐다는 것을 말할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얀 덴은 향후 시장변동성이 줄면서 투자 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시장이 점점 실기주(laggards)를 제거하지 못하고, 위험부담을 부추김에 따라 생산성 또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나아가 “시장이 커져만 가는 정부 개입으로 활동력을 잃으면,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지속 불가능한 경제 체제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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