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극장, 3년 만에 또 다시 폐관 위기

성공회 요청으로 극장 장비 모두 철수
70년대 소극장 문화 꽃 피운 공연장
서울연극협회 "성공회 결단 필요"
  • 등록 2021-12-15 오후 4:24:29

    수정 2021-12-15 오후 4:24:2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현대 연극을 이끌어온 소극장 세실극장이 3년 만에 또 다시 폐관 위기에 처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최근 극장 소유주인 대한 성공회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극장 장비를 모두 철수시켰다고 15일 밝혔다. 극장 기능은 사실상 모두 상실한 상태다.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세실극장 전경. (사진=서울연극협회)
1976년 서울 중구 정동에 개관한 세실극장은 그동안 다섯 차례 주인을 바꿔가며 명맥을 이어왔다. 2018년 1월 경영 위기로 폐관에 내몰리자 서울시는 극장 소유주인 대한 성공회와 협력해 세실극장을 재임대했고 여섯 번째 운영자로 서울연극협회를 선정했다.

서울연극협회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40여 개의 단체의 공연과 축제를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존 대관료를 약 60%까지 인하해 예술단체의 부담을 완화했으며, 노후화된 시설물 개보수를 통해 안전을 강화했다.

그러나 극장 운영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0년 1월 옥상 시민공간 조성 공사에 따라 극장 운영이 중단됐다. 같은 해 10월 극장 운영을 재개했지만 무대 상부에서 전기합선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극장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조명과 전기 시설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서울시와 성공회에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정밀진단 컨설팅을 실시해 심각한 전기 문제점을 발견했고 운영 재개를 위해 다방면으로 대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극장 소유주인 성공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서울시는 성공회 요청에 따라 협약을 해지했다.

성공회는 세실극장의 명맥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지춘성 서울연극협회장은 “극장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공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세실극장이 계속 극장으로 남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세실극장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연극인회관과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된 극장이다. 삼일로창고극장과 함께 상업주의 연극에 반대하며 소극장 문화를 꽃 피웠다.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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