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發 공유경제 '거품' 논란…IPO시장 죽이나

'공유경제는 신기루' 회의론 솔솔…투자자 외면
위워크 등 매출 늘어도 수익 못내…사업모델 의구심 확산
우버·리프트, 각국 규제 철퇴 직면…상장후 주가 폭락
공유경제로 포장 기업가치 뻥튀기…IPO 시장까지 꽁꽁
  • 등록 2019-10-08 오후 4:16:00

    수정 2019-10-08 오후 4:16:00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공유경제 기업들이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기업가치가 80% 가량 폭락했고 기업공개(IPO)도 무산됐다. 앞서 큰 기대를 받으며 IPO에 성공한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 역시 상장 후엔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공유경제 기업들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매출을 올려도 수익을 내지 못해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들 모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들이어서 IPO 시장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유경제는 신기루’ 회의론 솔솔…투자자 외면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위워크라는 기업 속사정을 알면 알수록 덜 좋아하게 됐다”면서 “재무에 대한 세부적인 공시가 생략되거나 잘못 기재돼 투자 욕구를 크게 약화시켰는데, 회사가 이들 사항을 재공시하게 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위워크는 지난 8월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IPO 추진 과정에서 애덤 노이만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권한이 집중된 지배구조와 예상을 웃도는 손실 규모가 공개됐다.

위워크는 지난해 매출액 1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손실이 16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매출은 매년 증가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도 15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손실액도 6억8970만달러나 됐다.

위워크의 사업 모델이 건물을 장기 임대한 뒤 개별 세입자와 단기 계약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빠져서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 임대료는 계속 지급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에 크게 실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4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평가됐던 기업가치는 지난달 150억달러 수준에서 논의됐다가 현재는 100억달러까지 폭락한 상태다. 80%가 거품이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위워크는 결국 IPO를 연기하기로 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이만 CEO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상장한 우버와 리프트마저 주가가 크게 하락, 공유경제에 대한 회의론이 솔솔 나오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리프트 주가는 상장 이후 46% 하락, 반토막이 났다. 우버 역시 34% 떨어졌다.

지난 수년 간 공유경제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이들 기업도 몸집을 키웠지만 최근 들어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위워크처럼 매출을 늘려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수익 구조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폴 허드슨 글레이드 브룩 캐피털파트너스 설립자는 “수익성이 없으면서 지속적으로 현금만 태우던 일부 기업들은 상장만 하고 나면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시장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면서 성장하는, 수익성을 내는 기업에게 보상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이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각국에서 우버 또는 리프트 드라이버를 개인 사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처우 개선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보장, 고용보험 가입 등 기업들의 지출을 늘리는 방향이어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이러한 규제 움직임에 대해 “차량공유 업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긱 경제를 둘러싼 전반적인 업계에 파장이 몰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AFP)


우버·리프트, 상장 후 주가↓…IPO 시장도 꽁꽁

위워크로 촉발된 공유경제에 대한 거품 논란은 전반적인 IPO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들 모두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IT스타트업, 일명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돼서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첫째 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158개로 총 531억달러를 조달했다. 1999년, 2000년, 2014년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규모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우버, 리프트, 슬랙, 위워크 등 소위 ‘대어’들에 대한 기대로 IPO 시장이 역대 최대 흥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공유경제 기업들이 하나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IPO 시장 전반을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다른 IT스타트업의 자금줄마저 끊길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공유경제 기업들을 IT스타트업으로 분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따지고 보면 위워크는 부동산 임대업, 우버나 리프트는 차량 임대 중개업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공유경제라는 신개념으로 포장돼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게 투자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유경제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실은 유니콘이 아니라 ‘고깔모자를 쓴 비루먹은 조랑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시장 인식을 반영, 투자은행(IB)을 통한 자금조달 없이 직접 상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월가가 IPO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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