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카드 다 꺼낼 시점 아니다"…OPEC에 실망할 필요없는 까닭(종합)

OPEC-非OPEC, 내년 3월까지 9개월 더 감산연장
실망스러웠던 연장 합의…향후 수요증가 감안
2-4분기쯤 공급부족 전환 기대…전망 어긋나면 추가부양
  • 등록 2017-05-26 오후 5:44:38

    수정 2017-05-26 오후 5:44:38

올해 월별 OECD 국가들의 원유 재고 추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석유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또 한번 국제유가 부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만난 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당초 올 6월말까지 추진하고 있는 석유 생산량 감축 합의를 내년 3월말까지로 9개월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도 합의에 동참했다. 이로써 OPEC 산유국들은 하루평균 120만배럴씩, 비OPEC 산유국들은 60만배럴씩 총 180만배럴의 감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처럼 산유국들이 자발적으로 산유량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은 그 만큼 유가 안정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올 1월부터 1차 감산조치를 이행하면서 유가가 반등하자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이 산유량을 늘렸고 이는 감산합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때문에 1월에 30억6700만배럴이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원유 재고는 2월에 30억5800만배럴, 3월에 30억2600만배럴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치인 27억4400만배럴을 여전히 3억배럴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이렇다보니 애초 6월말까지만 감산하기로 합의하면서 OPEC과 비OPEC 국가들이 점쳤던 6월말 글로벌 석유 수급 균형 전망도 어그러지고 말았다.

분기별 OECD 국가들의 원유 재고 전망


당장 원유시장은 감산규모까지 늘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연장 합의에 실망 매물을 쏟아냈지만 앞으로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EIA) 전망대로라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는 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EA는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130만배럴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찾아오고 바캉스 휴가가 집중되는 여름철과 추위가 닥치는 겨울철에 원유 수요가 집중되는데 그런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공급량이 줄어들고 원유 수요가 몰리는 2분기쯤이면 글로벌 원유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2분기에도 OECD 전체 원유 재고는 여전히 30억1700만배럴 정도로 30억배럴을 웃돌 것으로 점쳐진다. 4분기가 돼서야 28억6400만배럴로 5년간 평균에 근접하게 될 전망이다. 4분기중 글로벌 원유시장에서는 하루 100만배럴 정도 공급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내년 1분기가 되면 OECD 원유 재고는 28억4100만배럴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원유 재고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현재 재고는 대략 1억1000만배럴 수준으로 이 역시 최근 5년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그러나 소위 `드라이빙 시즌`으로 불리는 미국의 여름 휴가철이 임박하면서 계절적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2분기부터 가파르게 원유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날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현재로서는 감산규모를 더 확대할 필요까지 없다는 게 (OPEC내) 컨센서스”라고 밝히면서도 “9개월 정도 감산 합의를 연장한 이후에도 필요할 경우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에 동의한다면 이제 수요가 늘어나기 직전인데 당장 무리하게 감산할 필요는 없고 실제 2분기와 4분기에 공급과잉이 얼마나 해소되는지 살핀 뒤 그래도 안되겠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감산 연장을 결정하면 된다는 뜻이다. 결국 만약을 대비해 부양카드 하나를 아껴둔 셈이다.

물론 변수는 미국 셰일오일이다. 1차 감산에서 OPEC 산유국들이 이례적으로 99% 감산 이행률을 기록했지만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나며 유가 반등을 막았다. 그러나 최근 원유서비스 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셰일오일 증산을 일정 부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원유서비스 비용이 10~20%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상당기간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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