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로봇업체 잇달아 사들여..10년뒤 100조 시장
지난 18일 중국 언론들은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美的)가 독일의 대표적인 로봇업체 쿠카(Kuk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1898년 문을 연 쿠카는 제조업 공정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두고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표 로봇업체다. 이 업체는 주로 자동차나 기계 생산 공정의 완전 자동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이디는 지난 3월 4억7300만달러(약 5640억원)에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하는 등 해외기업 인수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만풍과학개발기업(Wanfeng Technology)이 미국 로봇 기업을 집어삼켰다. 만풍은 미국 용접로봇 응용시스템 서비스업체 파스린(Paslin)을 3억200만달러(약 3592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용접로봇 통합시스템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파스린은 미국 3대 자동차회사를 포함해 북미 지역 자동차 산업과 중공업 생산 분야에 자동화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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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생산량을 지난해 두배 이상인 15만대로 늘리고 이 가운데 50%를 중국산(産)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각 지방정부들도 발벗고 나섰다. 저장성 위야오시(市)는 2018년까지 50억위안(약 9061억원)을 투입해 중국 최초로 ‘로봇 타운’을 건설해 다양한 분야의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광둥성은 2018년까지 부족한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체하는데 필요한 9430억위안(약 17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중국 로봇산업연맹은 10년 뒤 중국 로봇산업 시장 규모가 6000억위안(약 109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I에도 집중 투자..‘중국판 알파고’ 쏟아진다
알파고(구글 딥마인드의 AI 프로그램)를 계기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AI 분야에서도 중국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에서 AI 분야를 주요 국가전략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한 데 이어 앞으로 3년간 AI 분야 육성 계획을 담은 ‘차이나브레인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을 통해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중국은 이미 AI 관련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집중 지원이 더해지면 미국 일본 등과 더불어 AI분야의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AI 사업 확대를 위한 중국 노력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올 1월 기준 중국내 AI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규모는 100개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65곳에 29억위안(약 525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가파른 속도로 로봇굴기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무엇보다 산업용 로봇이 단순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면서 이미 심각한 수준의 실업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봇 9대가 근로자 140명을 대체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주인공인 상태로 노동혁명이 진행 중”이라며 이로 인해 심각한 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