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2010년 전 세계 공항면세점 최초로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한 데 이어 이번에 신규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루이비통을 잡았다.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이 국가별 매장 개수를 한정하는 브랜드 정책의 한계를 깼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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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은 지난달 19~2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명품행사인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CNI) 럭셔리 컨퍼런스’ 행사 참석자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아르노 회장은 2박3일간의 일정 동안 신라호텔에서 묵으면서 이부진 사장과 별도 면담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은 2010년 루이비통을 인천공항 면세점에 유치하는 과정에서 아르노 회장과 쌓은 친분이 있다.
호텔신라 고위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르노 회장이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그 이후 확답을 기다렸는데 지난 주말에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 루이비통 유치 성공…사업 정착 일등공신
신규 시내면세점들의 명품 유치는 면세업계 최대 관심사였다. 정부는 지난해 7월과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입찰에서 신규 사업자로 각각 HDC신라·한화(000880)·하나투어(039130), 신세계(004170)·두산(000150)을 선정했다. 이들 5곳은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시내면세점을 개점했거나 이달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들 5곳의 신규사업자 가운데 3대 명품을 유치한 곳은 HDC신라가 유일하다. 명품 브랜드는 국가별 쿼터를 적용해 매장 개수를 제한하는데,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규사업자들의 명품 유치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이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권 경쟁입찰에서 프레젠테이션(PT) 현장에 참석하는 등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아르노 회장을 만나 직접 설득에 나섰다. 결국 이번에 아르노 회장의 방한 기간 만남을 성사해 결실을 이뤘다.
신규면세점, 3대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에 관심
HDC신라가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하면서 5곳의 신규사업자들이 3대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C신라를 제외하고 가장 유력한 기업은 신세계다. 신세계백화점은 3대 명품을 모두 입점시키고 있는 등 국내 유통업계의 강자라는 점에서다.
한화도 유력한 주자로 손꼽힌다. 한화는 아르노 회장이 지난달 19일 약 40분간 갤러리아명품관을 둘러보고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 등과 면담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