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대환대출 플랫폼...출범 앞두고 업권별 동상이몽

은행, 빅테크 시스템 거부하고 자체 시스템 구축
여신금융ㆍ저축은행도 전체 아닌 일부만 참여
  • 등록 2021-08-10 오후 3:59:02

    수정 2021-08-10 오후 8:57:51

[이데일리 전선형 노희준 기자] 은행 영업지점에 가지 않고도 모바일로 금리가 더 싼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두고 금융권 전반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빅테크를 포함한 핀테크 시스템을 거부한 채 독자적인 대출금리 비교시스템 구축에 나섰고, 2금융권도 전체가 아닌 일부사만 참여하기로 하는 등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수수료 문제와 빅테크ㆍ핀테크 종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독자 시스템 12월 구축...금융위 “상호보완 될 것”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연말께 2금융권 상품을 넣는다는 것이다.

대환대출이란 금리가 싼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애초 금융당국은 금융결제원과 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핀테크가 운영하는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을 활용해 손쉽게 대환대출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높은 수수료 지불과 빅테크·핀테크 종속 등을 우려하며 반기를 들자 상황이 좀 꼬였다. 시중은행들은 빅테크ㆍ핀테크의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불필요한 ‘이용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결국 금리가 오르는 등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특히 빅테크ㆍ핀테크가 수수료를 인상하면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플랫폼 종속 가능성도 우려했다.

결국 시중은행들은 독자적으로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을 만들고 빅테크ㆍ핀테크와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독자적 시스템 구축에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불참선언을 하며 의견이 갈렸다. 금융당국은 당초 은행들의 독자 시스템 구축에 부정적인 반응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한 상황이다.

은행이 구축하는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은 현재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수수료 비용이 많아지면 금리 상전 시 이 비용이 합쳐져 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현재 법률검토와 시스템 개발, 플랫폼 운영비용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은 12월 쯤 플랫폼 구축을 완료한다는 의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 독자 시스템과 빅테크ㆍ핀테크 시스템이 둘 다 잘 되면 보완적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빅테크·핀테크의 대출금리 비교시스템 상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은행들 시스템이 잘 굴러가기만 한다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도 각자 의견 갈려...은행권 시스템 이용도 검토

2금융권사들도 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는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 역시 수수료 문제와 빅테크ㆍ핀테크 종속이 이유다.

현재 저축은행은 가계대출이 많은 상위 15곳만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전체 저축은행 79개 중 18.9%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은 우선 빅테크ㆍ핀테크사 대출금리 비교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추후 은행권이 만드는 시스템 사용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현재 빅테크ㆍ핀테크사 시스템 이용 수수료율은 2%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빅테크ㆍ핀테크사들은 금융사끼리 경쟁도 심하고 수수료도 현저히 높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며 “은행권이 만드는 시스템이 수수료도 낮고, 경쟁도 덜하고, 무엇보다 시중은행에서 거절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계영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사들은 카드론 취급하는 카드사 전체와 캐피탈사는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상위 10개사 정도가 참여키로 했다. 물론 여신금융사들도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권 플랫폼 참여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의 상호금융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자체를 미뤘다. 상호금융은 단위 조합단위로 운영되고 있어 수천개의 단위 조합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기 어렵고, 금리경쟁에서도 밀린다는 것이다. 실제 이런 의견을 최근 금융당국에게도 전달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사들도 대환대출 플랫폼 자체에 거부감이 있지만, 현재 금융당국의 눈치 등을 보고 참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 독자 플랫폼이 향후에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수수료 여부, 빅테크사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고객이 활용도 등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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