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쏠리는 원유 ETF·펀드…유가상승폭에 못 미칠 수도

유가 상승 기대감에 원유선물 콘탱고
롤오버 비용 발생…수익률 갉아먹는 요인
  • 등록 2015-01-27 오후 4:08:20

    수정 2015-01-27 오후 5:31:17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유가 바닥론이 힘을 얻으면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나 원유 펀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등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다는 투자대상과 구조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가가 오른 만큼 수익을 고스란히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유가 상승 수혜가 예상되는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유일한 원유 ETF인 타이거 원유선물(H)은 이달 들어 하루평균 234만주 거래됐다. 작년 9월까지만 해도 일평균 4000주 수준에 그쳤던 거래량이 11월 4만2700주로 10배 증가한 데 이어 12월 54만7990주로 껑충 뛰었고 올해 1월에는 230만주를 넘어선 것이다. 2010년 7월 설정된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다.

원유와 관련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원유펀드로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WTI원유-파생](A)로 이달 들어 64억원 유입됐다. 작년 8월 자금 유입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매달 1~2억원에 그쳤던 유입규모가 작년 12월 2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더 확대됐다. 지난 19일 설정된 KTB WTI원유특별자산[원유-재간접]종류A로도 6000만원 이상 들어왔다.

이는 유가가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44센트, 1% 하락한 45.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특히 압달라 엘-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배럴당 45~55달러가 유가 바닥이라면서 생산국들이 신규 공급에 나서지 않으면 배럴당 2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국제유가 바닥론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타이거 ETF나 원유 선물 투자비중이 높은 원유 펀드에 투자할 경우 실제 유가 상승폭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타이거 ETF의 경우 S&P GSCI Crude Oil Enhanced Index Excess Return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가격의 움직임을 지수화한 것으로 선물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롤오버 비용까지 반영해 산출한다. 이 롤오버 비용은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일때 높아진다. 만기가 되면 가격이 낮은 보유월물을 매도하고 가격이 높은 원월물을 사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익률을 갉아먹게 되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작년 10월까지는 선물가격이 더 낮은 백워데이션이었다가 올해 초부터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기수요가 늘어나면서 콘탱고로 돌아섰다”며 “유가는 오르는데 똑같은 물건을 더 비싸게 사서 교체하는 셈이기 때문에 실제 유가 움직임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원유 선물 만기는 한 달마다 돌아온다. 1개월물에서 10년물까지 72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는데 주로 1개월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콘탱고 상황이라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면서 누적되는 구조다.

원유 펀드도 마찬가지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 펀드의 경우 작년 11월 기준 자산 69%를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타이거 원유선물 ETF를 11% 담고 있고 뉴욕상업거래소의 원유 선물 비중도 5.3%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을 누리려면 원유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여전히 하락세인데 국내 정유주와 화학주 등은 일제히 올랐다는 사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며 “유가가 단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 기대한다면 인프라 업체나 에너지 기업 주식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유업체인 S-Oil은 5.82% 올랐고 SK이노베이션도 4.27% 상승했다. 화학주도 롯데케미칼이 8% 이상 급등했고 LG화학, 한화케미칼도 5~6% 상승하는 등 유가하락 피해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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