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경기 둔화,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성격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4% 성장률 달성이 반신반의한 가운데 내년엔 3% 성장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는 올해와 내년 모두 2%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책의 초점은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해 성장보다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성장세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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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장 간당간당…연말 앞두고 정부 건설 발주 강화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비 성장률은 0.3%로 속보치와 동일했다. 작년 3분기 2.2% 성장을 시작으로 5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성장세는 둔화 조짐을 보였다. 7월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0.9%포인트에 달해 전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한 반면 민간소비와 투자(건설·설비 합산)는 성장률을 각각 0.1%포인트, 0.7%포인트 갉아먹었다.
한은 추정에 따르면 4분기엔 전분기 대비 1.03% 이상은 성장해야 올 4% 성장이 가능한데 오미크론 확산에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위드 코로나 한 달 여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경기 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4% 성장률은 반신반의, 물가는 예상보다 더 높게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4%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생활물가가 5%(5.2%)를 넘었는데 체감물가는 더 높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건설 발주 등 재정집행을 4분기에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올 4% 성장은 가능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3.8%까지만 성장률이 나와도 건설 발주 등 정부 기여도로 0.2%포인트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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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 성장 어렵다…경기 보다 물가 안정에 초점
내년엔 물가 상승세가 올해에 이어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성장세는 한층 꺾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더 가시화될 수 있단 얘기다. 김상봉 교수는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빠지면서 성장률이 많이 나와봐야 2%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2% 초반 정도로 성장하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4%, 내년 3% 성장률을 전망, 잠재성장률 2% 넘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오미크론 등 돌발적인 변이 확산, 이에 따른 공급망 병목 장기화, 높은 물가 상승세는 경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향후 경기 흐름을 가늠할 선행지표들이 꺾이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넉 달 새 하락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 또한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수출경기확산지수는 48.5로 석 달째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졌다. 회복세를 이끌었던 수출 증가 모멘텀이 꺾일 것으로 보이는 데 소비, 투자 등의 지표가 받쳐주지 않게 되면 내년 성장률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엔 3%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기준금리는 계속 올릴 가능성이 있어 아무래도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