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자 음식료업체에 눈독…'쪼개고 합치며 키운다'

애크먼 최근 몬델레즈 지분 취득
크래프트 하인즈와 합병 추진
펠츠·버핏·레만 등 브랜드 푸드에 투자
  • 등록 2015-08-10 오후 4:30:33

    수정 2015-08-11 오전 6:10: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크래프트, 몬델레즈, 하인즈 등 미국 음식료 업체를 놓고 월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과 분사, 기업공개와 상장폐지, 재상장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음식료업체를 주목한 것이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윌리엄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매니지먼트 설립자는 최근 미국 스낵 업체인 몬델레즈의 지분을 55억달러 규모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애크먼은 몬델레즈를 하인즈 크래프트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크래프트에서 크래프트푸즈그룹을 분사해 몬델레즈로 이름을 바꾼 지 3년 만에 재결합을 통해 크래프트 왕국을 재건하겠다는 의미다. 그 사이 존속법인인 크래프트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브라질 호르헤 파울로 레만의 3G캐피탈파트너스가 인수한 하인즈와 올 초 합병했다.

몬델레즈에 발을 걸치고 있는 투자자는 또 있다. 넬슨 펠츠 트라이언 펀드 매니지먼트 설립자다. 그는 이미 케첩회사인 하인즈에 투자한 뒤 2006년 위임장 싸움을 벌여 이사회 자리 두석을 얻어냈고, 2007년 크래프트 지분을 사들인 뒤 시리얼 브랜드인 포스트 매각을 종용해 결국 분사하게 만드는 등 식품업계에서 행동주의 투자로 유명하다. 2010년 크래프트 지분을 처분했다가 2011년 다시 사들이면서 몬델레즈 분사를 이끌어냈고, 몬델레즈 이사회에 진출했다.

이에 앞서 애크먼은 2010년 3G가 버거킹 인수해 비상장회사로 만들기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개인적으로 투자한 바 있다. 2년 후 애크먼의 퍼싱스퀘어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상장 껍데기회사(Shell Company)가 버거킹과 합병해 다시 상장회사로 만들었다. 지난해 버거킹은 버크셔, 퍼싱스퀘어, 3G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아 캐나다 커피 체인인 팀 홀튼과 합병했다. 합병법인 주가는 작년 12월 첫 거래 이후 20% 올랐다.

애크먼과 펠츠는 버거 체인인 웬디스와 할인점인 패밀리 달러 등 같은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애크먼, 펠츠, 버핏, 레만 등 월가 유명한 투자자 4명이 음식료 회사 지분을 사들여 쪼개고 합치는 것은 브랜드 음식료 사업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간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바뀌면서 성장 부진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음식료 업체들은 브랜드를 사고 팔고, 기업을 합병하거나 분사하는 한편 기업공개에 나섰다가 상장폐지하고 또 다시 상장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왔다는 것.

켄 슈빈 스테인스펜서캐피탈홀딩스 회장은 “이들은 모두 기본적인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음식료 기업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뿐 아니라 꾸준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명의 투자자 간 인맥도 한 몫 하고 있다. 버핏과 레만은 친한 사이고, 애크먼은 버핏의 신봉자면서 개인적으로 3G에 투자한 바 있다. 애크먼과 펠츠는 라이벌 관계면서도 필요할 땐 손 잡는 전략적 제휴관계다. 애크먼은 지난 2007년 영국 초콜릿 및 음료회사인 캐드베리의 지분을 취득한 후 펠츠를 찾아가 함께 분사 압력을 넣자고 제안했고, 2012년에는 몬델레즈를 크래프트로부터 분리할 때에도 힘을 모았다.

이들은 인수합병 이후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 3G식의 공격적인 경영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G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음식표 사업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3G는 그 사업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펠츠는 3G가 하인즈의 주요 주주로 올라선 이후 이익률을 18%에서 25%까지 높였다고 보고, 비용절감 방법에 매혹됐다. 지난해 몬델레즈 이사로 합류한 이후 제로 기준 예산제도(zero-based budgeting)를 도입한 것도 비용줄이기 차원이었다. 제로 기준 예산제도는 카터 해정부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가감해서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0원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애크먼 역시 몬델레즈와 하인즈 합병을 비용절감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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