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진도 팽목항은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들로 북적였다. 새벽에 시신이 수습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 아이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아침 9시 30분과 10시경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이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애끓는 통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의 자식이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보니 울음은 전염된다. 시신 확인소에서 자식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가족들도 울고, 폴리스라인을 잡고 선 경찰들도 고개를 떨군다.
특히 단원고 학생의 시신이 인양되면 “몇반 아이가 나왔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실종자들이 선내에 반별로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아 다른 가족들이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10시 이후 시신 인양 소식마저 끊기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절망하기 시작했다. 일부 가족들은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휴게소와 대기실에 누워 추가 인양 소식을 기다리다가 울화통이 터지는지 오열하기도 하고, 해경 관계자들에게 “왜 이렇게 못 찾아내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오후 4시30분경에는 2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기다리다 못해 현장에 나가봐야겠다고 요구해 해경 측에서 제공한 배를 타고 수색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배가 떠나는 현장에서 한 50대 여성이 울면서 통화를 했다. “아직 소식이 없어. 오늘은 거의 안 들어왔어. 그래도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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