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뻥튀기 수요 예측' 탓에 멈춰선 경전철

  • 등록 2017-01-26 오후 4:10:50

    수정 2017-01-26 오후 4:10:5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민간 투자사업으로 운행하던 의정부 경전철이 이달 초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하루 평균 7만9000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개통 직후 하루 1만5000명이 이용하는 데 그쳤다. 환승 할인 제도가 생기며 지난해엔 하루 평균 3만6000명이 이용하는 등 활성화되는 듯했으나 운행하면 운행할수록 손실을 보는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파산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의정부 경전철의 주간사였던 GS건설은 지난 24일 위례신사선 사업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원래 주간사였던 삼성물산이 손을 뗀 지 석 달 만이다. 2008년 제안했던 송파~용인 자기부상열차 사업이 위례신도시와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민간기업이 사업비와 손익을 모두 부담하는 사업구조(BTO) 역시 삼성물산에게는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물론 GS건설이 삼성물산의 자리에 그냥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GS건설이 제출한 사업제안서엔 정부와 민간 기업이 사업비용과 손익을 5대 5로 분담하는 위험부담형(BTO-rs) 방식과 함께 손실의 30%까지만 민간 기업이 부담하는 손익공유형(BTO-a) 방식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기업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손실 나누기에 목을 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전철 사업이 수익성이 낮고 리스크도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경전철 사업은 장밋빛 사업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광역버스와 지하철 노선 확대가 더해지며 이용객이 줄었다. 뻥튀기 수요 예측도 문제다. 독립 평가기관이 아니라 주무관청의 산하기관이 수요 예측을 하는 만큼 객관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기도 하다. 용인 경전철도 하루 16만1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하루 2만3000여명이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물론 경전철은 대중교통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민자의 힘을 빌린 만큼 경전철이 계속 달리기 위해선 수익성이 기반에 깔려야 한다. 의정부 경전철의 실패나 위례신사선의 잡음을 반면교사 삼아 지속가능한 경전철의 모습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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