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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납세자연맹이 자체 추산한 결과 국민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의 지난해 잠재부채는 1335조원으로 추정됐다. 공무원연금이 601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558조원, 군인연금 152조원, 사학연금 25조원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잠재부채 추정치가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잠재부채, 공무원연금 601조>국민 558조>군인 152조>사학 25조
잠재부채는 미래 부채인 연금충당부채(가입자에게 줘야 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에서 사전에 쌓아놓은 기금적립금을 차감한 것이다. 연금 가입자들에게 줘야 하는데 부족해 결국 국가나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진 않지만 연금 학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국민연금 및 사학연금 잠재부채는 납세자연맹이 자체 계산한 결과다. 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 사학연금의 경우 낸 돈에 비해 각각 2배, 1.5배 정도(평균수익비) 돌려받는 점을 감안했다. 이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기금적립액보다 각각 2배, 1.5배 많을 것으로 가정해 양측 차액을 계산했다. 이 결과 국민연금은 558조원(연금충당부채 1116조원-기금적립액 558조원), 사학연금은 25조원(41조원-16조원)의 잠재부채를 기록했다.
1335조원에 달하는 잠재부채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지난해 매일 3조7000억원씩 잠재부채가 쌓여 국민 1인당(전체 5124만5707명 기준) 2605만원씩 부담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는 지난해 국가채무액(D1, 627조원)보다 708조원 많은 규모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637억원)의 82%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민세금 부담 아냐” Vs “미래세대 빚”
이에 대해 정부는 가정에 근거한 추산으로 잠재부채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연금의 연금충당부채에는 공무원들이 매달 내는 보험료 등 국고 수입이 빠져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의 잠재부채는 평균 수익비, 산정 기간, 대상자 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진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연금충당부채는 실제 존재하는 부채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추정치일 뿐”이라며 “공무원이 낸 기여금 등으로 연금 재원을 확보하므로 모두 당장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국민연금 등의 잠재부채를 계산하는 확정된 모델이 없지만 잠재부채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갚아야 하는 4대 연금의 잠재부채가 얼마인지를 추산하는 사회적 표준 모델에 대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