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 2조시대…수익성 최악에도 쌀농사 고집(종합)

벼농사 소득률 50.2%로 역대 최저
  • 등록 2017-03-29 오후 2:41:09

    수정 2017-03-29 오후 2:46:47

논벼 수익성 연도별 추이 (자료=통계청)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쌀 농사의 수익성이 3년 연속 하락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산지 쌀값 하락으로 인해 순수익률과 소득률이 모두 하락했다. 쌀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도 쌀 농사를 고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쌀값 하락에 따른 소득 저하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고정·변동 직불금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농가의 소득 및 수익성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6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a(1000㎡)당 논벼 생산비는 전년 대비 1만7529원(2.5%) 감소한 67만4340원을 기록했다.

직접생산비인 위탁영농비와 농약비가 증가했지만, 간접생산비인 토지용역비와 자본용역비 등이 줄면서 생산비가 떨어졌다. 간접생산비가 감소한 것은 쌀값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kg당 쌀 생산비는 2만4025원으로 전년보다 641원(2.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10a당 논벼 생산비는 2014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고, 20kg당 생산비는 2013년 이후 4년째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쌀값이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10a당 순수익률과 소득률은 산지 쌀값 하락으로 인해 2014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0a당 순수익률은 21.2%로 전년 대비 9.2%포인트 하락한 21.2%를 기록했다. 10a당 소득률은 50.2%로 전년에 비해 6.2%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1966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수익성 악화는 쌀 생산량이 수요보다 많다보니 재고가 쌓여 쌀값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 그만큼 정부가 농가에 주는 보조금인 변동직불금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생산된 쌀에 대해 정부가 농가에 지급하는 직불금 규모는 역대최고인 2조3283억원에 달한다. 이는 농식품부 한 해 예산(14조4887원)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쌀 직불금은 2005년 처음 도입됐다.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2004년 쌀 수매제가 폐지되면서 쌀값 하락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정부가 보상해주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고정직불금은 생산량이나 가격에 관계없이 법정 요건을 갖춘 농지를 경작하는 농업인들에게 지급된다. 변동직불금은 쌀 수확기 평균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하면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그러나 정부가 직불제를 통해 농가 손해를 보전해주는 탓에 과잉생산과 쌀값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의 예산 퍼주기가 농가의 모럴해저드를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수확기 평균 쌀값은 한 가마니(80kg)에 12만9711원으로, 목표치(18만8000원)에 크게 못미쳤다. 그러나 가마니당 고정직불금 1만5873원에 이어 변동직불금 3만3499원이 지급되면 농가는 가마니당 17만9083원을 확보하게 된다. 쌀값이 전년(15만659원) 대비 14% 하락했는데도 농가는 직불금 덕분에 목표가격의 95.3%를 챙기는 셈이다.

해마다 쌀 소비가 줄면서 쌀값이 하락함에 따라 직불금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11~2012년에는 6000억원대에 그쳤지만, 2014년 9501억원으로 치솟은 데 이어 2015년에는 1조원대, 2016년에는 2조원대에 각각 들어섰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작물에 비해 쌀 직불금 체계가 잘 돼있다보니 농민들이 쌀 재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직불금을 다른 작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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