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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오는 24일 분기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에 대한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전망치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이 총재의 발언에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이미 힌트가 나왔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가전망 하향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이 총재는 어떤 발언도 없었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의 긴축 속도 조절 발언은 되려 경제전망에 대한 암울한 전망에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대외 금리차 우려가 적어진 한은으로서는 통화정책에 여유가 생겼지만, 실물 경제에 대한 우려는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 수준으로 제시하는 정부기관의 전망치와 달리 민간 연구기관 전망치는 어둡다.
현대경제연구소는 건설업의 장기 불황, 유동성 제약으로 인한 소비절벽, 산업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 리스크 등이 경제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투자위축이 국내 성장흐름 약화를 주도할 것으로 봤고, LG경제연구원도 반도체 경기의 성장추진력이 점차 약화하면서 투자와 수출활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봤다.
미국의 경기침체(Recession) 우려와 우리 경제의 투자와 내수 지표도 경제둔화 방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내년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큰 상황에서 대외경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미국경제 동향 및 2019년 전망’ 보고서에서 따르면 올해 연준과 IB(투자은행)들이 보는 경기후퇴 확률은 10% 수준으로 낮았지만, 내년엔 최대 60%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세계은행도 8일(현지시간) 올해 경제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9%로 하향 조정 발표했다.
다만 여러 둔화 요인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이나 정부의 재정정책 여력 등이 경기 하방 압력을 방어해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유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오는 22일 지난해 경제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은과 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2.7%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