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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은행업 전망 `안정적`…“부정적 변경 가능성도 있어”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내년 한국 신용전망을 주제로 공동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피아 리 무디스 금융기관담당 이사는 “한국 은행업은 영업환경,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 수익성, 정부 지원 등 6개 항목 모두 안정적인 전망을 받고 있다”면서도 “현재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무역분쟁도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부정적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은행업의 평균 신용등급은 홍콩, 호주 다음으로 높다는 평가다. 리 이사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높고, 정부 지원 가능성이 커 한국의 은행들은 4단계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자본 적정성은 홍콩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리 이사는 “경기 둔화에도 올해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국내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며 “정부의 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자산 성장세가 5% 정도의 미미한 수준으로 예상돼 내년에도 자본 적정성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 은행들의 수익성은 비용 구조가 높고 비이자 수익 자체가 낮아 아시아권에서 중간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동성도 아시아권 은행 중에서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 이사는 “일본은 여신에 대한 수요가 낮아 자산 대부분이 국채로 구성돼 유동성이 높고, 홍콩은 잉여 수신이 많이 들어와 있다”며 “한국은 내년에도 취약한 수준의 유동비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리 이사는 “이번 사태 때문에 일부 은행의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규제 방안도 은행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등급 하향압력 더 세질 것…자동차·유통 등 부정적”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추이는 올 들어 하향 우위 기조로 바뀌었다. 한국신용평가의 업다운레이쇼(등급 하향대비 상향 배율)는 지난해 말 1.1배에서 올 3분기 기준 0.7배로 낮아졌다. 올 들어 12개 기업의 등급이 하향 조정했지만 등급이 올라간 기업은 8개에 그쳤다. 부정적 등급 전망 및 하향검토 대상에 올라간 기업은 지난해 말 18개에서 올 3분기 기준 26개로 증가해 앞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유건 한신평 기업평가본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며 완전히 해결될 가능성이 작고, 국내 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하면서 저 상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긍정적인 전망을 확신할 수 있는 업종은 전무하다.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 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은 대외 불확실성 탓에 2017년 정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내년 조선 등 일부 업종은 기저효과 수준의 실적 반등은 있겠지만 유의미한 반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건 본부장은 “자동차, 유통은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철강업은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