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에 15만원?"…미국 엄마들, 분유 공급난에 '눈물'

지난달 24일 기준 전국 소매점서 분유제품 품절률 40%
아이오와 등 6개 주는 50% 이상…유통점 '구매제한'
NYT "물가 급등에 분유값 치솟아 가계 부담 더해"
  • 등록 2022-05-09 오후 5:44:44

    수정 2022-05-09 오후 5:43:21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미국 댈러스에서 6개월과 3살 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애쉴리 헤르난데스씨는 최근 분유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헤르난데스는 아이들에게 평소 애보트 뉴트리션의 엘르케어 분유를 먹여왔는데, 3월에 해당 업체에서 리콜에 나선 뒤 제품이 동이 난 것이다. 이베이에서는 해당 제품이 120달러(한화 약 15만원)까지 올랐다.

결국 한 온라인 판매자로부터 엘르케어 10캔을 각각 40달러씩에 구매했지만, 이는 5~6주면 모두 소진될 물량이다. 헤르난데스씨는 “제품을 찾을 수가 없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소매점에서 지난 1월 촬영한 분유 매대 모습. 당시 이미 수개월째 분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진 AFP
미국 내 분유 공급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분유 공급부족이 나타난 상황에서 애보트 뉴트리션의 리콜 결정은 공급난을 심화시켰다. 애보트 뉴트리션은 한국에서도 친숙한 씨밀락 외에 엘르케어, 알리멘텀 등의 분유 제조사다. 지난 2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업체가 제조한 분유를 섭취한 아기들 중 최소 4명이 세균감염으로 입원했고 2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이후 애보트는 리콜을 실시했다.

애보트 뉴트리션은 지난달 “최근 리콜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추가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을 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아기에게 필요한 고품질 영양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소매 관련 데이터업체 데이터셈블리 집계 결과 4월24일 기준 미국 내 1만1000여개 소매점포에서 분유 제품의 약 40%가 품절됐다. 이는 2주 전 품절률 31%보다 높아진 것이다. 특히 아이오와와 사우스다코타, 노스다코타, 미주리, 텍사스, 테네시 등 6개 주에서는 분유 제품 절반 이상이 품절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는 분유량을 제한했다. 약국체인 CVS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 모두 한 번에 3통 이상 구매하지 못하게 했고, 월그린도 3캔의 구매제한을 뒀다. 타깃은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 4캔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리콜을 실시한 애보트 뉴트리션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저소득층 여성과 유아, 어린이들에게 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전미WIC협회의 브라이언 디트마이어 이사는 “애보트 뉴트리션은 전국 WIC 기관 절반 이상의 독점 공급업체”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식품 리콜과 달리 분유 부족은 아기를 위한 주요 또는 독점적인 영양 공급원에 영향을 미친다. 부족한 영양 공급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알레르기나 위장문제, 대사장애 등을 해결하기 위한 특수분유가 필요한 아기들에게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아기를 둔 부모들은 페이스북 그룹 등 온라인에서 분유 구하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분유는 한 번 아기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더하다.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한 엄마는 페이스북에서 “씨밀락 네오슈어를 찾고 있다”며 “거의 다 먹어가요 제발 도와주세요!”라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NYT는 이와 관련해 이미 물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보건총감에 따르면 첫해 아기 분유에 소비하는 비용은 통상 약 1500달러(약 191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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