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조원 양적완화 막내려…"내년 7월쯤 금리인상 개시"

4조달러 정책실험 `절반의 성공`..금리인상 주목
"한국 충격 크지 않다..일부 재투자 주춤할 수도"
  • 등록 2014-10-30 오후 3:43:21

    수정 2014-10-30 오후 3:43:2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김혜미 뉴욕특파원] 지난 2008년부터 6년여동안 4조달러(약 4200조원)의 거금을 쏟아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대한 정책 실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금융·통화 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후 성명서를 통해 예상대로 3차 양적완화(QE) 조치를 이달말 끝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시장 불안과 달러화 강세, 국제유가 하락,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디플레이션 우려 등을 의식한 듯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 유지’라는 문구는 그대로 남겨뒀다.

◇ ‘절반의 성공’ 거둔 4000조원의 정책실험

연준은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미국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리자 경제를 살리기 위해 1· 2·3차 QE를 단행했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달러를 공중에서 마구 뿌린다는 뜻으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연준은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08년 하반기에 1년간 1조7500억달러를 퍼붓는 1차 조치를 단행했다. 연준은 또 이듬해 6개월간 6000억달러를 투입하는 2차 대책을 내놨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자 급기야 2010년 8월에는 3차 QE로 매달 850억달러를 투입했다.

이에 따라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고용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2009년 10월 9.6%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이 현재 6년여만에 최저인 5.9%로 뚝 떨어졌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6%를 기록해 3년반만에 가장 높았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금융위기가 오기 전에 비해 101%나 뛰었고 한 때 15%대를 기록했던 정크본드(투기등급) 부도율은 최근 0~1%대로 떨어졌다.

다만 인플레이션 회복은 다소 미진해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1.7%로 연준 정책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다. 또 무분별하게 불어난 유동성으로 투기등급 회사채나 서브프라임(비우량) 오토론 등 일부 자산에서 거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시중에 풀린 4조달러가 연준 재무제표상에 보유채권으로 잡혀 있어 이 부채를 어떻게 털어낼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 미국 금리가 인상돼 시중금리가 뛰면 이 채권으로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고 채권을 내다 팔 때 시장 충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살짝 드러낸 매의 발톱..“내년 7월쯤 금리인상”

연준이 ‘상당기간’이라는 표현을 유지했지만 금리가 언제 인상될 지는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4월 ‘상당기간’을 “QE가 끝나고 6개월쯤 뒤”라고 했지만 이후 “경제지표에 달려있는 만큼 기계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연준 2인자 스탠리 피셔 부의장도 “짧으면 2개월, 길면 12개월”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연준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지만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12월 FOMC가 열려야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구체적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더 늦출 의사가 없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연준은 “고용시장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고용시장의 미활용 노동자원이 상당한 규모로 남아있다’는 표현을 ‘미활용 자원이 점진적으로 줄고 있다’고 바꿨다.

이같은 표현을 토대로 할 때 첫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중반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마이클 핸슨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플레이션 상승 여부를 계속 확인할 것”이라며 내년 3분기를 첫 금리 인상 시점으로 봤다. CNBC가 이날 경제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다수 전문가들이 첫 금리 인상 시점으로 내년 7월을 꼽았다. 이는 앞선 9월 조사에서 제기된 금리인상 시점인 6월보다 한 달 늦춰진 것이다.

◇ “한국 충격 크지 않다..일부 재투자 주춤할 수도”

이날 연준 발표 이후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0.18% 하락했고 S&P500지수도 0.14% 내려갔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0.02%포인트(2bp) 상승했다. 주식과 채권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반면 달러 인덱스는 1.6% 올랐고 달러화는 엔화대비 0.7% 오른 108.89엔으로 월초 이후 가장 높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머징마켓을 통한 우회적인 영향이 한국경제에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경제전문가들은 충격이 크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

허재성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일단 QE 종료가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미국이 나중에 금리를 인상하면 자본유출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외화 건전성이 취약한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우리 단기 차입금은 50% 가까이 줄었고 순대외 채권도 4배 늘어났고 외환보유고 역시 급증했다”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된 만큼 미국 QE 종료에도 급격한 해외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며 시장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 출구전략으로 이머징 마켓에 충격이 예상되는 경우 만기 상환되는 외국인 자금이 우리 시장에 재투자되는 일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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