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들끓 때까지 몰랐다… ‘당진 자매 살해’ 아버지의 절규

  • 등록 2022-01-25 오후 5:33:56

    수정 2022-01-25 오후 5:33:56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법이 죽었다. 범죄자의 세상이다”

충남 당진에서 벌어진 ‘자매 살인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는 울분을 토했다. 그의 두 딸은 김모(34)씨의 손에 황망히 세상을 떠났다. 살해범 김씨는 이날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25일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정재오)는 살인 및 살인강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김씨에게 전자발찌 착용 20년도 명령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20년 6월 25일 오후 10시 30분께 당진시의 한 아파트에서 여자친구(당시 38세)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자친구의 언니까지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후 여자친구 언니의 휴대전화로 106만 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고, 차량을 훔쳐 울산으로 가다가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

이후 그는 여자친구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연락하며 범행 사실을 은폐했다. 하지만 범행 일주일이 지났을 때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피해자 부모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2곳에서 각각 숨져 있는 자매를 발견했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1심에서 ‘심신미약’과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고 했고, 김씨 측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각각 항소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이제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무기징역과 사형 사이에는 간격이 크다는 점을 재판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고민했다. 다만 문명국가에서 사람의 생명을 목적 자체로만 다뤄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라며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어 “김씨는 동생(여자친구)을 살해한 뒤 4시간 동안 차분히 기다리다 언니까지 살해하고 벤츠 승용차 키와 신용카드, 명품가방을 빼앗았다. 또한 숨져 있는 동생 집에 다시 가 금품을 탈취했다”라며 “이어 아무 일 없다는 듯 애인을 불러내 술을 마시면서 훔친 명품가방과 금목걸이 등을 팔아달라고 부탁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학을 다녔으나 어릴 때부터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인성과 도덕성을 기르지 못했고, 체포되자마자 즉시 범행을 인정할 정도로 양형에 유리한 것만 배웠다”라면서 “김씨는 1심과 달리 반성문 제출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김씨와 가족들이 피해자 유족에게 사과한 사실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씨는 무기징역이 확정되더라도 20년 뒤에는 가석방으로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큰데 유족과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판결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때 가서) 가석방을 결정하는 행정관청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선고 직후 피해자의 아버지는 법정 밖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이 죽었다. 범죄자의 세상이다”라면서 “지금까지 법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기 위해 버텨왔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판결”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남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고 피의자의 목숨은 목숨인가”라며 “나머지 식구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라고 애원했다.

앞서 피해자 아버지는 1심 재판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제 인생은 두 딸이 무참히 살해당했을 때 산산조각이 났다.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라며 “그놈이 제 딸의 휴대전화로 딸인 척 문자나 카톡을 보내 속는 바람에 두 딸을 온전히 안을 수도 없이 구더기 들끓고 썩어 부패한 후에야 만날 수 있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놈이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봐야 하늘에 가서도 두 딸 얼굴을 볼 면목이라도 생길 것 같다”라며 김씨에 대한 사형선고를 청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