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은 1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확대해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기가 ESL 사업을 앞세워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ESL은 상품 정보와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매장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삼성전기 고위 관계자는 “올해 ESL 사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4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최치준 사장이 제시한 매출 목표 2000억 원과는 다소 격차가 있는 수치다.
이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유럽에서 2개의 거래처를 확보하는데 그쳤다”며 “다만 현재 30개 이상의 업체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30%는 확대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 업체당 500억 원 수준의 매출만 확보해도 5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쉽게 올릴 수 있다”며 “향후 5년 간 50% 이상씩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에서 수천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업체 한 곳도 삼성전기의 ESL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업체는 다른 ESL 업체들이 제시한 공급안을 거부하고 삼성전기 제품을 선택했다. 삼성전기는 유럽과 미국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공급 지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2500억~3000억 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4년 후에는 매출이 조 단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가 ESL 사업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회로기판과 칩, 카메라모듈 등 기존 주력 제품의 판로 확대가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거래처인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직격탄이 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5% 급감했다.
삼성전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권영노 전무는 “2분기 실적이 상당히 부진했지만 3분기 이후 실적을 예측하는 것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시장 수요 감소와 환율 영향 등 불확실성이 높아져 실적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신수종 사업인 ESL에서 활로를 찾아야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ESL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200억~3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시장 전망도 나쁘지 않다. ESL 시장 규모는 지난해 5804억 원에서 올해 1조1000억 원으로 커진 뒤 2017년에는 5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ESL 사업의 경우 기존 시장에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시장을 키워가며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30~40% 수준으로 높이면 의미있는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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