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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M&A 재가동…관련 전문성 가진 사외이사 영입 추진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기소 여파로 지난해 11월 중순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기술 기업인 ‘뉴넷 캐나다’(NewNet Canada) 이후 넉 달째 중단된 인수합병 작업을 조만간 재개할 전망이다.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 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술 격차 및 시장 확대를 위해 투자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발생할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해서도 관련 인수합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적 분할을 통해 만들 지주회사가 과거 미전실이 맡았던 인수합병 및 투자 검토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권 부회장이 정기 추종에서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사실상 보류하면서, 오는 4월말까지 만들어질 거버넌스위원회가 이들 기능을 담당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외이사진이 보유한 전문성으로 IT·법조·금융·보건·의학·공공정책·CSR 등을 꼽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투자와 관련된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 없는만큼 포춘 100대 기업 CEO 출신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 부분을 보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수와 관료 중심인 현 사외이사진으로는 투명성 확보는 가능하지만, 인수합병이나 투자와 관련된 심도깊게 검토는 어렵다”며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쌓은 사외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거버넌스위원회 보완할 사내 조직 필요성 부각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수합병 검토를 거버넌스위원회에 맡길 경우 안건을 올리는 사업부서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에선 오히려 사외이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의견으로 일관해 빠른 의사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은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한 인수합병을 △오너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망 사업 발굴 △각 사업부서의 요구 △미전실의 자체 분석을 통한 추진 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해왔다. 이들 경우 모두 미전실 내 전략팀과 진단팀 등이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복 투자 여부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미전실은 각 계열사에서 모인 재무·기획·관리 등 분야별 최고 인재들이 인수합병 및 투자 계획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조언·컨설팅을 해왔다”며 “사외이사들은 업무를 전담했던 미전실에 비해 사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 보완적인 조직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합병 및 투자 결정 등을 거버넌스위원회가 검토할 수 있지만 규모와 사안에 따라 경영위원회나 이사회 안건 등으로 올려 심의할 수도 있다”며 “확실하게 정해진 부분은 CSR과 주주 소통 역할 등으로 그 외에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