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26일 국가정보원과의 ‘미국 전략폭격기 북한 비행 관련 비공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 발표 전까지 북한은 전혀 몰랐느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북한에서 잘 모르는 것 같아 미국이 B-1B가 들어간 궤적을 공개했다”며 “북한에서는 자정 무렵에 B-1B가 왔기에 전혀 예상도 못했고,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조치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미 B-1B의 NLL 비행 이후 동해 쪽으로 항공기를 이동시키긴 했지만 B-1B 출격 당시에는 대응조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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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의 경우 6·25 전쟁 당시 미군의 대규모 공습 피해 경험으로 촘촘한 방공망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지난 4월 펴낸 ‘북한 미사일의 생존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 등 주요 거점 지역에 거미줄 같은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지대공 미사일이 단거리 대공포와 사거리 40km 수준의 ‘호크’ 및 ‘천궁’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방공력은 월등하다. 북한의 방공 레이더가 300여기에 달하는 반면 우리 군의 방공 레이더는 고작 수십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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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이번 B-1B NLL 출격을 북한이 레이더 등을 통해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B-1B는 스텔스 폭격기인 B-2와 달리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항공기이기 때문에 방공 레이더로 충분히 탐지할 수 있다. B-1B가 수차례 한국을 찾은 적이 있기 때문에 ‘레이더 면적’(RCS)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B-1B의 식별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과거에도 B-1B 출격을 파악하고 공개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지난 3월 16일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5일(전날) 미제는 핵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남조선 상동사격장 상공에 은밀히 끌어들여 핵폭탄 투하 연습을 감행했다”고 보도한바 있다. 한·미의 공식 발표 전에 북한이 먼저 밝힌 것이다.
군 관계자는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북한이 항공기를 통해 초계 비행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B-1B 편대가 방공미사일 사거리 밖을 날아 요격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