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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개시 일주일 만에 3만5000대를 초과하는 기록을 냈고, EV6 역시 지난달 31일 사전예약 첫날 목표치를 뛰어넘은 2만1016대를 달성했다. 아이오닉 5 사전계약 대수와 EV6 사전예약 대수를 합쳐 현재까지 약 6만대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전용 전기차 두 모델 모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현대차와 기아 모두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자동차 시장에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다. 이번 반도체 부족 사태는 코로나19에 따른 수급문제, 대만 가뭄과 텍사스 한파로 인한 자연재해 등 천재지변의 영향으로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반도체 대란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 경우 지난 1월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비했다며 3~6개월 정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2분기부터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최대한 영향이 없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2~3배 많은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반도체가 부족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신차 인도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두세달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비했다고 해도 장기간이 될 것을 예상하지 못해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신차와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생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는 속도도 변수다. 아이오닉 5의 가격은 롱레인지 모델 중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5200만~5250만원, 프레스티지 트림은 5700만~575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아 EV6의 가격은 스탠다드 4950만원, 롱 레인지 5400만원, GT-라인 5950만원, GT 7천200만원이다. EV6 GT를 제외하면 모두 정부의 100% 보조금 지원 모델에 해당한다.
전기차는 아무래도 소비자 선택에 보조금이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두 모델의 사전계약 물량만 해도 올해 보조금 수혜 예상 대수인 7만5000여대(5250억원)의 80%를 넘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와 EV6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들은 보조금을 받고 3000만원대 후반에 구매하려는 계획일 것”이라며 “사전계약 대수가 기록적이지만 모두 팔려나갈 수 있을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부터 아이오닉 5와 EV6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인프라 구축 관련 사업이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