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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지만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은 암조직의 일부분에만 형성돼 있다. 이 때문에 혈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항암 치료를 진행할 경우 혈관 주위 암세포에는 약물이 전달되지만 종양 중심부의 깊숙한 곳까지는 약물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암 치료 실패나 재발을 야기한다.
연구진은 종양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면역세포에 주목했다. 면역세포는 외부 물질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조직에 고정된 다른 세포와 달리 면역세포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이물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자극에 따라서 체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면역세포가 암조직의 발달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혈관의 밀도가 낮은 종양 중심부로 활발하게 이동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노현 국민대 교수는 “면역세포가 다양한 신호에 반응해 종양 중심부로 이동할 때 결합된 나노입자까지 함께 이동하게 된다”며 “스스로 이동하기 어려운 나노입자가 일종의 ‘히치하이킹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의 전달 과정을 형광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한 결과 면역세포 표면에 부착된 나노입자가 면역세포에 의해 종양 내부까지 운반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후 유방암을 유발한 동물모델에서 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대비 2배가량 많은 양의 약물이 종양 중심부에 축적됨을 확인했다. 혈관에서 거리가 먼 암세포까지 약물 전달이 가능해진 만큼 치료 효과가 향상된 셈이다.
연구 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8월 22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