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63% 올랐다. 이달 5일부터 18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보이다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서비스 부문이 미국 국방부 반도체 개발·생산 프로그램 ‘RAMP-C’에 참여키로 하면서 2.35% 올랐다. 이에 인텔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ASML은 각각 3.37%, 2.97% 상승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국방성이 요청하는 반도체는 2025년 이후의 로드맵을 의미해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소식이 아님에도 인텔과 관련주가 상승한 것”이라며 “미국에서 반도체를 전략 물자로 인식, 미국 국방성의 파운드리 매출 기여도가 크지 않더라도 인텔을 든든하게 밀어준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주가 급락 빌미를 제공했던 모간스탠리가 나흘 뒤인 15일 삼성전자 등 기술주에 대해 강력 추천 의견을 제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날 나온 것도 투자심리 호조에 기여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가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평이 우세한 가운데 개별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서 당분간 원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와 지난주와 같은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슈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하락은 (기업보다) 시장 요인도 컸고 다소 과민한 반응 속에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다”며 “하반기와 내년 양호한 실적 전망치는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기업들이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