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긴축·유럽 S공포·中침체에 수출악화까지…"환율, 1400원 갈수도"

美연준 중립인사도 긴축 강경 발언
유럽은 에너지 위기에 유로화 약세
중국도 성장률 저조해 위안화 가치 ↓
  • 등록 2022-08-22 오후 7:29:16

    수정 2022-08-22 오후 10:15:3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달러 초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올해 안에 1400원선을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예상을 벗어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유로존의 에너지 위기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 위험,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까지 쏟아지는 대외 악재들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수출까지 악화하고 있어 환율 방어에 속수무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5.9원) 대비 13.9원 오른 1339.8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중 환율 상승폭으로 보면 지난달 15일 기록한 14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환율은 고가 기준 1340.2원으로 1340원도 뚫었다. 종가, 고가 기준 모두 2009년 4월 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올랐지만, 시장에서는 환율이 1400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대내외 악재 모조리 겹쳤다…끝없이 추락하는 원화 가치

원·달러 환율 급등은 대내외 악재가 한 번에 쏟아진 영향이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고점(108.55) 수준에 가까워지는 등 달러화는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8.5%를 기록해 시장예상치를 밑돌면서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특히 연준 내 중립 인사로 분류되는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까지 물가 목표치인 2%로 되돌아 갈 때까지 긴축을 지속해 경기침체도 감수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다음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내달 23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48.5%로 점치고 있다. 일주일 전 전망치가 39% 순준으로 40% 아래를 밑돌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달러 강세 독주를 막아줄 것이라 기대했던 유로화 마저 달러화 가치와 등가 교환이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1유로의 가치는 올해 초만해도 1.1달러를 웃돌았는데, 최근엔 1달러 대로 하락했다. 독일의 7월 생산자물가 쇼크, 가뭄과 천연가스 상승세 지속 등에 의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대로 약세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달러 환율이 최근 패리티(parity·1대1 교환) 수준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상대적 달러 강세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의 가치 추락과 함께 중국 위안화 약세에 연동한 원화 하방 압력도 확대되는 중이다. 중국의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쳐 전문가 전망치 1.0%에 한참 못미친데 더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 연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3.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LPR)를 인하했지만 위안화 가치는 팬데믹 당시인 달러당 6.85위안대에서 거래되며 큰 폭 하락하고 있다.

미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이대로면 1400원 못 갈 레벨 아냐”…이르면 3분기 고점

원화 가치 하락은 대외적 요인이 더 크지만 우리나라 수출 경기 악화도 한 몫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달러화가 초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출 덕에 상단을 누를 수 있었는데 원화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254억7000만달러를 기록, 1~8월 기준으로 무역수지가 역대 최악이었던 1996년 적자 폭(141억7743만달러)을 뛰어넘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와 원화 가치 상관계수는 0.95 수준”이라면서 “대내적으로는 부진한 경상 수급이 원화 약세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외환시장 관계자도 “외환 당국이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등의 흐름에라도 묻혀서라도 환율 개입을 해야하는데 무역적자가 이어지면 원화 방어 여력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르면 3분기말(9월 초순) 환율이 2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350원을 뚫고 1400원선을 향해 내달릴 수 있다고 본다. 9월 FOMC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는데다가 유럽의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는 4분기로 갈수록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르면 9월 초순께 1350원을 넘어설 확률이 크다”면서 “1400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9월 FOMC 결과가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거나 향후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어진다면 달러화 강세 기조도 한 풀 꺾일 수 있단 기대감도 남아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단기 환율 상단은 1350원선으로 높였으나 여전히 3분기 고점을 찍고 4분기 하락하는 예상을 유지한다”면서 “변곡점은 9월 FOMC 결과로 이때까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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