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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거래소로 꼽히는 빗썸과 업비트가 각기 여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업비트는 잇따른 오입금 관련 민원으로, 빗썸은 최근 신생 암호화폐(코인) 상장 과정에서 각각 논란을 겪었다. 운영상의 난맥에 대한 논란은 디테일을 잘 챙기지 못해 문제가 어려워진다는 의미인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업비트 오입금 피해자 민원 대응과정 논란
최근 투자자인 이해경(가명·35)씨는 올 초 미국의 거래소인 비트렉스에서 구매한 암호화폐 디지바이트(DGB)를 업비트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다른 계좌로 잘못 입금(오입금)했다. 현재 환산 가치가 약 4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로, 이에 따른 피해구제·회수를 업비트 측에 요청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안내에 따라 이메일로 처음 신청 한 이씨는 이후 업비트 측이 제대로 응대하지 않은 채 자꾸 말을 바꾸며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문의에 대한 응대가 원활하지 않아 직접 두나무 사옥을 내방하니 담당자인 J모 팀장이 ‘찾을 수 있다’는 요지로 발언해 이를 믿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해당 팀장이)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제대로 신청 되어있고 진행중에 있다고 하더라”라며 “무조건 찾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두나무는 업비트 서비스에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인 ‘빗고(BitGo)’를 통해 복구 등에 적용하고 있는데, DGB는 현재 빗고 지원 대상이 아니다.
두나무 관계자는 “DGB가 빗고 지원 대상이 아니라 복구가 어렵다고 안내했지만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한 부분을 찾아보고 있으나 응대 과정에서 말을 바꾼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일부 업비트 투자자들은 이런 사례 외에도 계속 오입금 피해 구제와 관련해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업비트 오입금 피해자 모임’ 등 수 백명이 참가하는 익명 채팅방을 카카오톡에 개설하는 등 사례를 수집하며 단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거래소와 달리 업비트가 유독 복구나 보상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한다.
업비트 측도 최근 오입금 관련 주의를 환기하는 공지를 올린 바 있지만, 비판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빗썸, 신규 코인 상장 과정서 잡음
빗썸은 최근 ‘팝체인’이라는 신생 암호화폐를 상장(거래 지원)하려다 이를 전면 보류했다. 아직 공개 암호화폐 모집(ICO)도 하지 않은데다 빗썸 측과 유착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특히 이 암호화폐가 사기성이 있다는 의심과 함께 빗썸 측이 다른 신규 암호화폐보다 더 빨리 예고 공지를 하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새로운 암호화폐 상장시 이에 대해 기술적인 측면과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별도 위원회가 있다. 빗썸 측은 이런 과정을 거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지만, 검토가 부실했다는 비판은 사그러들 줄을 모른다.
전하진 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에 어느 정도 스캠(사기행위)이 생기고 자금이 몰려 거품이 생기는 문제가 있지만, 이 자체가 이 시장이 유망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거래소들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철학을 세우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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