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흘새 6조 내던졌다 …개미 '줍줍' 언제까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아시아 주식 시장 약세
“길게 보면 기회” 개미 공격적 매수 나서
유로 강세 달러 약세 시 외국인 욕구 자제될 듯
  • 등록 2021-05-13 오후 5:27:04

    수정 2021-05-13 오후 9:38:39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사흘 연속 이어졌다. 코스피시장에서 빠져나간 규모만 6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충격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던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오를 만큼 오른 한국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외국인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8조원 가까이를 쓸어 담으며 큰 폭의 하락을 방어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한 주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 하락 마감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에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사흘간 6兆 매도 외국인…코로나 충격 재현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55포인트(1.25%) 내린 3122.1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 11일부터 조단위 ‘팔자’에 나선 상태다. 지난 11일 2조349억원어치를 판 데 이어 12일에도 2조704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도 1조4338억원어치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사흘간 누적 매도규모만 6조1734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 동안 외국인 누적 매도규모는 9조3102억원이다. 이 중 66%가 최근 사흘간 이뤄진 것이다.

1년 전(2020년 4월20일~5월18일)에도 외국인은 18거래일 동안 4조7211억원을 팔아치운바 있다. 이번에는 비슷한 기간 그보다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3월5일부터 4월16일까지는 30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14조7648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상황에서 유례없는 매도행진이었다. 일각에서는 당시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인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N차 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대만에서는 코로나 경보 4단계 중 2단계를 발령하며 대형마트에서 화장지 판매 속도가 빠르게 증가해 제한적인 판매로 돌아선 상태다. 대만 가권지수는 1.46% 하락했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49% 밀렸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예상치인 3.6%를 큰 폭 상회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미국 기술 성장주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물가 상승이 증시 할인율을 높여 미래 현금흐름 부분이 큰 성장주를 끌어내린 것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이후 물가가) 전월대비 0.2%(년간 2.4%) 내외 수준으로의 안정이 확인될 경우 시장의 과열 우려가 점차 완화되겠지만, 이후에도 이를 웃도는 물가상승이 지속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6월 소비자물가 등이 발표될 7월까진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개미의 힘…사흘간 8兆대 방어

여기에 코로나19가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비 지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IT·반도체가 주축이었던 국내 증시의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비대면 수요가 늘며 가전제품 수요가 폭발했다면 이제는 집 밖 소비가 늘며 관련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8만전자’에서 ‘7만전자’로 내려 앉았다. 이날은 1.88%(1500원) 내린 7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7705억원어치를, 기관은 32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을 부추겼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국 선진국에서 코로나19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산업이 전환하고 있다”며 “테크 수요가 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글로벌 톱을 유지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경우 이미 많이 오른 한국시장에서 매도하고 다른 시장에서 사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외국인 매도를 추세적으로 매수세로 돌아서는 데 어려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매도행진을 방어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도 개인투자자였다. 지난해 3월 외국인이 단기가 빠져나가며 코스피는 1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동학 개미운동’으로 외국인의 빈자리를 메운 개인투자자는 이번에도 사흘간 7조9877억원 매수에 나서면서 큰 폭의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행진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현재가 저가 매수타이밍이라고 보고 적극 담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급격히 흔들린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허재환 팀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조정 다운 조정이 없던 상황에서 기업이익 상향 모멘텀이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차익 실현 빌미지만, 길게 보면 기회”라며 “경기 회복이 더 확산할수록 인플레 공포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인 추세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1~2주 안에 상황이 진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박석현 팀장도 “유럽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속도를 내면서 유로가 강세 국면에 진입한다면 반대로 달러 강세가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달러가 하향 안정화 되면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가 자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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