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낸다

삼성전기·제일기획 등 비금융 계열사 삼성생명 지분 정리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 박차
  • 등록 2014-04-23 오후 5:47:55

    수정 2014-04-23 오후 5:47:55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009150), 제일기획(030000), 삼성정밀화학(004000), 삼성SDS 등은 23일 시간외 대량 매매방식으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328만4940주(1.64%)를 처분했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카드(029780)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000810) 주식 29만8377주(0.63%)를 매입했다. 이처럼 삼성 계열사 간의 동시다발적인 지분정리는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029780) 주식 739만6968주(5.81%)를 매입한 이후 약 4개월만이다.

비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정리하면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 등 제조 계열사→삼성생명’로 이뤄졌던 순환출자구조가 끊어지게 됐다.

이는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발표했던 삼성그룹 쇄신안 중 하나인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삼성그룹은 순환출자구조와 금융·산업자본의 혼합이라는 지배구조로 비판을 받았다”며 “지난해부터 잦아진 그룹 계열사 간의 지분 이동 및 매각은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계열사간 보유한 미미한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궁극적으로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지분 정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정리한 지분율이 너무 적어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긴박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변동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이나 본격적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일부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생명 주식의 1.28%에 불과해 이건희 회장(20.76%)과 삼성에버랜드(19.34%)가 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단순화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잔가지를 치는 수준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2008년 그룹 쇄신안을 발표할 당시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20조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호 애널리스트도 “단기적으로 삼성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높다”며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1대 주주로써의 지위 변화와 관련해 묘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간 지주회사 도입 가능성은 다시 높아졌다. 김태현 NH농협증권(016420)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5.81% 취득과 연계해 중간금융지주 등 각종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금융 계열사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계열사 등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생명을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만든 뒤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비금융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간의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정리에 많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생명 지분을 정리한 4개 계열사들은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유동성 및 투자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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