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위안화 자금줄 확보 '총력전'

  • 등록 2014-09-02 오후 6:47:35

    수정 2014-09-03 오전 8:20:24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중국계 은행으로부터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위안화에 대한 국내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앞으로 본격적으로 열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원활한 자금 조달이 이뤄져야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중국계 은행과 잇따라 커미티드 라인(Committed Line)을 체결하고 있다. 커미티드 라인은 서로 약속한 한도 내에서 자금을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화가 부족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유사시엔 원화를 외화로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커미티드 라인이 체결돼 있으면 어떤 상황이든지 약정 수수료를 내고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대출한도를 정해놓고 자유롭게 찾아 쓸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하다.

최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잇따라 중국계 은행과 커미티드 라인을 맺었다. 국민은행은 중국 교통은행과 1년간 6억 위안(미화 1억달러 상당)을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약정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중국 농업은행, 중국은행 등 중국계 은행과 유사시 미국 달러를 빌릴 수 있는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위안화를 직접 빌릴 수 있는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추후 금융위기 때처럼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당장 위안화로 지급해야 할 상황이 오면 원화로 위안화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이번 계약 체결로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중국 공상은행 서울지점과 미화 5000만달러 상당의 위안화 커미티르 라인을 체결했다. 지금까지는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위주로 커미티드 라인을 맺었지만 이번에 위안화를 추가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처럼 외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나라별 통화 가치가 달라지는데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통화가 다변화되면 그만큼 위기에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며 “추후 국내 위안화 시장 활성화 속도에 발맞춘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07년 중국계 은행과 7억위안 상당의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한 후 매년 연장을 통해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중국계 은행과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위안화 자금 조달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달 중국 공상은행과 원화채권을 매개로 위안화 환매조건부채권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란 일정기간 후에 정해진 가격으로 동일 채권을 되팔거나 되사기로 하고 매매하는 것으로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된다. 국내에서 외화통화를 대상으로 한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위안화를 대상으로 한 거래는 SC은행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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