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4일 새벽 동해상에서 SLBM을 시험 발사했다. SLBM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500㎞를 비행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1분47초짜리 영상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SLBM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2면에 관련 사진 24장을 게재하며 SLBM 개발 수준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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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사용한 잠수함은 배수량 2000t의 신포급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 1대를 가져와 개조한 것이다. 구식 잠수함인데다 규모가 작아 오랫동안 물밑에 있을 수 없다. 잠항 능력은 최대 하루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 SLBM을 1발밖에 탑재할 수 없어 연속 공격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오랜 시간 잠항하며 SLBM 여러 발을 안정적으로 쏠 수 있는 3000t급 이상의 잠수함 건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물속에서 1~2달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잠항 능력이 뛰어난 핵추진 잠수함 개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 정보분석업체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24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현재 신포급이나 고래급 잠수함보다 규모가 큰 잠수함 개발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지난 3월 핵탄두 기폭장치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실전 능력을 확보하는데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개발기간 단축에 주력하고 있어 곧 개발 완료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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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번의 시험 발사 끝에 결국 SLBM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어 우리 군 당국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SLBM은 하강 속도가 빨라 페트리엇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도 대응이 제한적이다. 북한의 잠수함이 후방으로 침투해 사드 레이더에서 벗어나거나 사드의 요격가능 고도보다 낮게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의 지상 탄도미사일 위협을 사전에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지상 ‘킬-체인’(Kill-Chain)에 이어 수중 킬체인 구축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정찰→추적→요격’의 3단계 전략이다.
1단계에서는 북한 잠수함의 정찰에 중점을 둔다.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 정박 중일 때 한미 양국 군이 첨단 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이 잠수함에 SLBM을 장착하는 움직임을 정밀 감시한다. 미국 조기경보위성(DSP)과 한미 군의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은 북한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SLBM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서 출동해 물 속으로 들어가면 한미 양국 군의 대잠작전체계가 가동된다. 한미 군의 잠수함과 대잠작전 항공기 등이 동원된다.
군 관계자는 “SLBM 발사 단계뿐 아니라 북한 잠수함의 기지 계류와 발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위협을 제거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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