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차예지 기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이자 아시아 시가총액 1위인 텐센트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2조원을 투자해 커넥티드카(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된 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신사업 기대감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텐센트, 2조원 투자해 테슬라 지분 5% 확보
28일(현지시각) 테슬라는 “텐센트로부터 17억8000만달러(약 1조9800억원)를 투자받았으며 텐센트가 지난 24일 기준으로 우리 주식 5%(820만주)를 보유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는 올 하반기 테슬라의 친환경 전기차 ‘모델3’ 출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져 향후 테슬라의 사업 확장에 적지 않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으로 영역 확장중인 테슬라는 최근 ‘모델3’ 생산을 앞두고 자금 조달을 진행해왔다. 보통주와 전환사채 매각으로 이달 초에만 약 12억달러를 모았다.
양사 시너지 기대..“커넥티드카 개발 속도낼 것”
텐센트는 이용자 8억여명을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소셜미디어와 전자상거래,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IT벤처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수퍼셀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주로 게임 관련사를 인수해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텐센트가 자동차 관련 사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증대시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가 단순한 재무적인 투자로 제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텐센트의 이번 인수는 애플과 아마존 등 IT기업이 최근 자동차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커넥티드카 사업에 잇달아 뛰어드는 데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인 디디추싱과 독일의 디지털지도 업체 ‘히어’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시동을 건 상태다.
텐센트의 유럽 담당 임원인 안드레아 기초니는 “테슬라 투자는 텐센트의 진화와 상당히 일치한다”며 “위챗을 통해 전화를 걸거나 기름을 넣고 결제를 하는 등의 제3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도 환호..亞 시총왕 텐센트 최고가 경신
양사의 이같은 협력 소식은 신사업 진출 등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최근 호실적 발표와 함께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던 텐센트 주가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텐센트홀딩스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개장과 동시에 전일 대비 1.77% 상승한 230.00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텐센트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1.1% 올랐고 지난해 말 저점 대비로는 30% 가량 급등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2조1550억홍콩달러(약 310조원)을 넘어서며 아시아 1위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 주가도 전일 대비 2.68% 상승한 277.45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약 30%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