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히지 않자 '무역전쟁' 판 키운 미국…허 찔린 중국

미국, 지지부진한 무역협상에 '강수'…中 대미수출규모 절반
'허 찔린' 중국, 4시간 이후에 성명서로 대응…추가 관세 부과는 없어
중국, 비관세 보복책도 강구…EU·개발도상국 손잡을 듯
  • 등록 2018-07-11 오후 5:03:40

    수정 2018-07-11 오후 5:09:30

사진=AFP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김경민 기자] 미국이 중국에 ‘호언장담’했던 2000억달러(약 223조원) 규모의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도 출혈이 예상되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깜짝 공격에 허 찔린 중국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6031개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차 500억달러 관세 부과를 포함하면 총 2500억달러로, 이는 중국의 지난해 전체 대미 수출 규모(5055억달러)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국이 중국에 수출한 액수는 1300억달러다.

내달 30일까지 공청회와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치고 이후 발효될 예정인 만큼 아직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있지만, 미국이 급작스럽게 2차 공격에 나선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이 미국에 보복 대응하면 2000억달러 관세에, 추가로 또 2000억달러 규모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지만, 즉각 실천에 옮길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중국도 허를 찔린 듯한 모습이다. 지난 6일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부과를 발표한 후 중국은 바로 반발 성명과 함께 똑같은 규모로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2주 이내에 160억달러 규모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하자 그대로 또 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4시간이 지나서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엄정한 항의를 표한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보복을 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과 같은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지지부진한 G2 무역 협상에 ‘강수’…미국 내에서도 ‘비난’

미국이 이처럼 과감한 공격에 나선 이유로 최근 양국 간의 무역 관련 물밑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추가 관세로 중국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미국의 속내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양국은 최근 무역과 관련해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측은 현재 추가 협상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에 확인해보니 양국 대표단은 앞으로 만날 계획도 잡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물밑협상 와중에 한 차례 더 강수를 둔 미국은 2개월 동안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해 양보를 받아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수입품의 절반가량에 관세가 부과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관세 품목은 범위가 넓다. 참치, 연어, 등 다른 물고기, 가방, 넥타이, 반려견용 끈, 핸드백, 야구 글러브, 가구, 의류, 매트리스, 전기 전구, TV 카메라 등이 모두 해당된다. 휴대전화와 평면 디스플레이는 제외됐다. 딘 가필드 미 정보기술산업협회장은 “이번 결정으로 불필요한 갈등이 생겨 소비자들과 근로자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며 “유럽과 견고한 동맹을 맺고 중국의 확실한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프렌치 전미소매협회 부대표도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 소비자들과 가정에 부메랑이 될 난폭한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WTO 제소 등 추가 공격 수단 강구

이제 공은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일단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추가 보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역량의 차이가 커 ‘비례적’ 보복이 불가능한 만큼 다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불매 운동이나 중국인 관광객을 활용한 다양한 수단의 공격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관광 분야 흑자를 점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무역 긴장을 계속 고조시킨다면 중국은 관광 등 서비스 무역을 대응카드로 꺼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럽연합(EU), 개발도상국 등과 손을 잡으며 공동 전선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 “함께 다자주의를 수호하자”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