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에 뿔난 주유소업계 “시장 가격 뒤흔들어… 정책 바뀌어야”

  • 등록 2017-08-21 오후 5:02:32

    수정 2017-08-21 오후 5:02:3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주유소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알뜰주유소’ 제도에 불만의 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통해 시장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출혈경쟁을 일으켜 생태계 자체를 뒤흔다는 주장이다.

21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는 최근 정부의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로 선정돼 다음달부터 물량 공급을 시작한다. 알뜰주유소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만든 주유소다. 공개 입찰을 통해 저가로 유류를 공급하는 정유사를 선정하고 ‘알뜰주유소’ 브랜드 주유소에 공급하는 식이다.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2012년 당시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대를 상회하는 등 고유가 시대였다. 하지만 올해 8월 기준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400원대로 대폭 낮아졌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저유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알뜰주유소로 주유소 시장의 가격 정책을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 정책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인근의 일부 자영 주유소의 경우 역마진으로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고유가 시대도 아니고 저유가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정부가 이전과 같은 알뜰주유소 정책을 끌고 간다는 것은 주유소 생태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유소협회는 최근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단체행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정유사 본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은 대기업 정유사가 아닌 정부라는 점을 주유소 업계도 인지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대기업과 중소상공인의 상생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정유사가 주유소 업계의 경영난 극복과 국내 석유업계의 상생을 위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주유소 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공급입찰 등으로 인해 정유사에 대한 회원사의 반감도 매우 커진 상황에서 알뜰 공급가격과 가격차별이 심해지는 등 정유사가 주유소 시장에 반하는 행위를 하게 된다면 결코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회원사에 대결과 분쟁이 아닌 대화와 협력을 설득하고 있는 만큼 정유사에서도 주유소업계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유사의 속내도 복잡하다. 정유사 입장에서도 저가로 알뜰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하는 것이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좋지 않다. 해당 정유사의 폴을 단 자영주유소들이 회사의 고객인만큼 전반적인 고객 정책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도 자영주유소 업자들의 불만은 알지만 정부에 대놓고 언급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얽혀있는만큼 다각도로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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