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0억불 시장을 잡아라..한국 웹툰이 뛴다

  • 등록 2016-03-16 오후 5:42:03

    수정 2016-03-16 오후 5:50:3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17년 20억불(2조3856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디지털 만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이 뛰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포털은 물론이고 탑툰, 레진코믹스, 짬툰 등 국내에서 유료 웹툰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곳이 40여 곳에 달한다.

디지털 만화 시장은 2011년 5억불(5964억 원, 글로벌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작았다. IT인프라가 발전한 우리나라에선 웹툰이 익숙해져있지만, 2011년 글로벌 출판만화 시장이 200억불(23조8560억 원)에 달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4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출판만화 시장은 급속히 줄어드는 반면, 디지털 만화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5년 국내 웹툰 시장만 4200억 원, 2018년에는 8300억 원, 2020년 이전에 1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웹툰 유료화를 통한 1차 매출과 영화·드라마 같은 2차 저작물 판권 사업, 캐릭터 사업 등 부가 사업을 포함한 것이다.

웹툰 플랫폼 ‘탑툰’을 서비스하는 코믹스의 김춘곤 대표는 16일 서비스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종이 만화는 모니터에서 보려면 짤릴수 밖에 없었고, 스마트폰에서 기존 만화를 보려면 작은 화면에 글씨를 다 넣다 보니 제약이 있을수 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웹툰은 한 컷 한 컷을 크게, 글씨도 크게 하고 스크롤도 최적화돼 있다”고 했다.

그는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는 재팬 망가 중심의 출판 만화가 여전히 강세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만화 시장이 이를 압도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일본에 지사를 만들었고 상당한 준비를 했다. 4월 1일부터 본격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대표 한희성)가 만화왕국 일본에서 웹툰 시범서비스 두 달 반 만에 누적 조회수 500만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 7월 13일부터 유료화를 시작했다.
중국 시장이 관건…만화 강국 일본도 중요

10일부터 시행된 중국 정부의 새로운 ‘온라인 출판서비스 관리 규정’에 따르면 카톡이나 라인 같은 외국계 SNS나 포털 뿐아니라 그림(웹툰), 동영상, 지도, 게임, 애니메이션, 오디오(디지털 음원)까지 추가해 규제의 범위를 넓혔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은 서버 등 장비가 중국 내에 있어야 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증을 받아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항은 콘텐츠에 대해 규제하는 것은 아니어서 게임이나 방송 같은 한류 콘텐츠들이 입는 피해는 거의 없다.

김춘곤 탑툰 대표는 “중국에는 ‘콰이콴’이란 웹툰 플랫폼이 있는데 윤희남 작가를 포함해 몇 개 한국 웹툰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것”이라면서 “그런데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현재까지 2500만 다운로드가 있을 정도다. 저희(1100만 유저)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는데, 한국 웹툰의 스토리 구성이나 화면 등이 뛰어나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네이버나 다음의 웹툰들이 지난해부터 좋은 성과들을 내고 있어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춘곤 탑툰 대표
얼마 전 카카오(035720)는 중국 화책 그룹(대표 조의방)과 다음웹툰 5개 작품의 중국 내 영상화 판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거울아씨전’, ‘부탁해요 이별귀’, ‘저스트원샷’, ‘캐셔로’, ‘죽어도좋아’ 등이다. 이 작품들은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다.

▲화책 그룹과 판권 계약을 체결한 다음 웹툰
일본 시장도 유망하다. 김 대표는 “일본인 특유의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출판만화가 강세이지만, 웹툰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한국 웹툰 업체에 기회가 된다. 미국역시 아직은 스마트폰에 어울리지 않는 환경인데, 미국의 만화들도 웹툰 생태계 속에서 발전하게 될 것으로 보고, K-툰으로 한국 웹툰들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다. 중국 기업들은 웹툰 자체에도 관심이 있지만, 2차 저작물 판권 계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춘곤 대표는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나 게임, 드라마 등에 비해 최초 콘텐츠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라면서 “웹툰은 언제라도 사라질 수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1조 이상이 되면 어느 한 플레이어가 망해도 전체 생태계는 잘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뛰고 있다”고 부연했다. 탑툰은 영화 등 2차 저작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우기술(023590)과 제휴하기도 했다.

목원대 김병수 교수는 “탑툰은 마감 전에 원고료부터 주는 회사여서 만화가들의 평가가 매우 좋다”면서 “처음에는 포털 기반 무료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유료 웹툰의 성공으로 작가, 에이전트, 기획사, 플랫폼 등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관심…번역인력은 턱없이 부족

스페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불법 사이트에서는 국내 웹툰 콘텐츠가 서비스되고 있다. 구독자가 50만 명이다. ‘H메이트’라는 한국 만화는 스페인어로 번역돼 서비스되는데, 일본 만화 ‘원피스’가 3위, ‘H메이트’가 1위를 기록 중이다.

프랑스의 델리툰에는 탑툰의 만화 콘텐츠가 서비스되고 있다. 델리툰은 프랑스 유명 출판사 카스테르만의 디디에 보르그 편집장이 한국 웹툰 산업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웹툰 플랫폼이다.

하지만 국내 웹툰들이 해외 시장으로 가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만화에는 아주 미묘한 말들, 인터넷용어들이 많은데 번역해서 느낌이 안 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번역가를 구하는게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ㅋㅋㅋ’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모두 이해를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임성환 웹툰산업협회 이사장은 “웹툰 산업은 세계로 뻗어나가 한류의 첨병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한국예술종합대학 김병헌 교수는 “콧대 높은 프랑스 만화, 프랑스의 유명한 카스테르만의 편집장과 탑툰의 작품 연대를 아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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