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금융위기 우려가 지속되며 강달러 현상이 이어진 가운데 애플이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경기침체 공포를 키웠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노르트스트림-2’의 가스 누출 사고도 유럽 경기침체 이슈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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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10일 종가 2150.25를 기록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코스닥 시장은 충격이 더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4.24포인트(3.47%) 내린 673.8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장중 68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7일(668.17) 이후 처음이다.
앞서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데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사고가 잇따르면서 유럽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다만 이날 장 초반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 미만 하락한 상태에서 움직이며 2200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오전 10시께부터 코스피는 낙폭을 점차 확대하기 시작했고, 결국 2200선이 깨진 데 이어 장중 215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 수요 둔화에 따른 생산량 확대 계획 철회로 경기 우려가 부각되고 미국 시간외 선물 약세폭 확대로 코스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오늘은 특히 외환시장 변동성과 이에 따른 외국인 수급 여건 악화가 코스피 급락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325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1464억원, 178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은 1333억원 팔아치웠고 기관은 734억원, 개인은 562억원 사들였다.
애플의 아이폰 증산 철회 소식에 정보기술(IT) 관련주의 타격이 컸다. 아이폰 관련주로 분류되는 LG이노텍은 10.50% 하락했고, 비에이치(090460)와 이녹스첨단소재는 6.70%, 5.20% 각각 빠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2.40% 하락하며 5만2900원까지 내렸고, SK하이닉스는 0.98% 떨어진 8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표적인 성장주인 네이버는 1.96% 내린 20만500원에, 카카오는 4.05% 급락한 5만6900원에 각각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 모델 수요 부진 우려가 경기 침체 이슈를 자극했고, 반도체 업종이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각각 1.50%, 2.61%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2100 부근서 박스권 장세 전망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피 지수가 2100선 위에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가 2003∼2004년,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인 0.79배를 적용하면 지수 하단은 2100으로 추산됐다.
김 연구원은 “올해 남은 기간 중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어려운 한국 주식시장에 무거운 짐이 얹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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