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100% 자회사인 웹툰엔터는 ‘일본 자회사’ 라인이 보유한 ‘라인 디지털 프런티어’ 지분 70%를 약 232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라인 디지털 프런티어는 ‘라인망가’를 서비스 중이다. 라인망가 지분은 웹툰엔터 70%, 네이버웹툰 30%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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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웹툰엔터 지분 구조는 네이버 66.6%, 라인 33.4%로 변경된다. 글로벌 법인 역할도 이원화된다. 웹툰엔터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업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한국의 네이버웹툰은 첨단 기술 연구와 서비스 실험을 담당한다.
네이버는 이번 구조 개편을 통해 웹툰 사업 무게중심을 미국으로 이동한다. 아시아에서 성공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0월 북미지역 월간순방문자수(MAU)가 1000만을 돌파하는 등 웹툰 불모지였던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추어를 위한 플랫폼 ‘도전 만화’ 성공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도 적용,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아마추어 창작자 약 58만명, 프로페셔널 창작자 1600명이 활동하는 대규모 창작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특히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아마추어 플랫폼 ‘캔버스’에서 연재되는 작품 수는 연평균 108%씩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웹툰을 주축으로 미국 웹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영화나 음악 등 다른 콘텐츠 산업에 비해 그 규모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때문에 네이버는 우선적으로 미국 웹툰 산업의 파이 자체를 더 키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도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급변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 속에서 웹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시장 공략 포인트는 크게 두 방향이다. 우선 ‘캔버스’ 등을 통해 작품 저변을 확대해 이용자 확보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북미 이용자의 75%는 Z세대(90년대 중반~00년대 초반 출생)이다. 미래 소비 세력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이용자 층이 다양하지 못하단 약점도 안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를 통해, 이를 유럽과 남미 확장 원동력으로 삼겠단 구상이다.
아울러 네이버 입장에선 이번 구조개편으로 오는 10월 이전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라인-Z홀딩(야후재팬) 경영통합과 무관하게 웹툰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네이버 측은 “웹툰 사업 구조 개편에 라인 경영통합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KTB투자증권 김진구·김진우 연구원은 “라인 경영통합 이전 일본사업 컨트롤 권한을 가져오며 글로벌 웹툰사업 성장을 위한 적극적 전략을 피력한 것”이라며 “아시아 콘텐츠를 서구권에서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