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양어선 선장 윤정구 前오양수산 사장 별세

1957년 인도양에서 국내 최초로 참치 건져올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에게 조업기술 전수
진미시리즈 개발..원양수산물 가공 발전 기여
  • 등록 2018-11-19 오후 2:18:49

    수정 2018-11-19 오후 2:18:49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 지남호의 선장이었던 윤정구 전(前) 오양수산 사장이 1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48년 부산수산대학 어로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7년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250t급) 선장으로 승선해 인도양 참치 시험조업에 성공했다. 당시 배에는 선원 16명이 탑승했는데 참치 연승 조업(긴 낚시 줄에 여러 개의 바늘을 달아 물 속에 늘어뜨린 후 물고기를 잡는 방식) 경험자가 한 명도 없었다. 윤 전 선장은 출어 2개월만인 인도양 니코바르 아일랜드 해역에서 처음으로 참치를 건진 뒤 108일 부산항으로 돌아올 때까지 10t의 참치를 잡았다.

이듬해인 1958년에는 태평양 사모아에 진출했다. 고인은 12개월 동안 여섯차례 출어해 450t의 참치를 건져올렸다. 윤 전 선장은 이때 잡은 참치를 미국 통조림 제조업체인 밴 캠프(VAN CAMP)사에 납품하고 9만 달러를 받았다. 고인은 무급 실습항해사로 승선한 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에게 조업 기술을 가르치는 등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

윤 전 선장의 성공으로 한국의 원양어업은 본격화했다. 참치어선은 10년만에 152척으로 급증했고 1974년에는 850척까지 늘어났다. 이 배들이 1960~1970년대 벌어들인 외화만 20억달러에 달했다. 당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외화가 1억153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원양어업이 달러벌이의 선봉에 있었던 셈이다. 수산업계에서는 윤 전 선장을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이후 고려원양으로 자리를 옮겨 1976년 한국 최초로 명태 연육 선상가공선인 개척호를 이끌고 북태평양 수역에 진출, 명태어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고려원양 전무이사, 고려원양 부사장을 지냈다. 1980년 오양수산 사장을 맡은 뒤에는 맛살, 젓갈류 외에 오징어 튀김구이인 오양 진미시리즈를 개발하는 등 원양수산물 가공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해수부는 윤 선장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 해양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 4월 수산인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고인이 된 그의 빈소는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발인 20일이다.

고(故) 윤정구 전 오양수산 사장(전 지남호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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