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우후죽순 난립하는 이유로 낮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즉, 돈만 있으면 큰 제약 없이 프랜차이즈를 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프랜차이즈 본사가 자본력을 앞세워 드라마 간접광고(PPL)를 비롯한 ‘화려한 홍보’에만 열을 올릴 뿐, 정작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質) 개선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가 금융자산을 등에 업고 지점을 늘리고, 서브 브랜드를 론칭한다. 이런 방식은 결코 건강한 성장방식이 아니다”며 “사업이 성장할수록 기존의 점포를 관리하고 같이 커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많은 프랜차이즈가 양적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이런 (장기적으로 산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건강한 구조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가 가맹점 전수조사를 통해 각 사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이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자율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이른바 ‘갑질 논란’을 빚은 미스터피자처럼 프랜차이즈 ‘괴물’이 계속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정씨는 “한국 가맹점들은 힘이 없다. 이들을 자본력이 있는 사장 또는 자영업자의 신분으로만 바라보다보니, 노동자처럼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보호막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더 이상 본사의 양심에만 호소하기에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