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급액을 상향 평준화해 공적연금 전반을 강화하는 방안도 야권에서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정 절감 효과와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주목되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 “연금 상·하한제 도입… 퇴직자 4% 이상 삭감”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발전 태스크포스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은 6일 “공무원연금에 소득 재분배 기능을 강하게 적용할 입장”이라며 “연금 상·하한제를 도입하고 퇴직자의 재정 안정화 기여율을 4% 이상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은 최저 연금 수준을 올리고 고액 연금을 낮추는 구체적인 상·하한 액수를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론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 내놓은 ‘최고액 월 350만원, 최저액 150만원(2015년 기준)’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하후상박 방식을 강화해 하위직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정 안정화 기여율을 올리는 방안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지급되고 있는 퇴직자 연금에 손을 대 재정 절감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누적 적자가 연평균 14.8%씩 늘어 향후 10년간 53조2969원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김진수 교수는 퇴직자 연금액 15% 삭감을 대안으로 내놨다. 그러나 퇴직자에 대한 기여금 부과를 두고 위헌 논란이 있어 삭감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도 더 내고 더 받자” vs “공무원연금 개혁 지연 작전”
또 야당은 현행 40% 수준인 국민연금 급여율을 45%가량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공무원연금을 비롯해 공적연금 전반을 보며 노후소득의 최저 보장선을 유지하려는 취지”라며 “국민연금 급여율을 45%로 올리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급여율 인상은 부담율 인상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보험료율 인상은 한국의 불안정 노동시장에서 더 많은 사각지대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국민연금 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한국에서 공적연금을 강화한다면 사회연대임금 성격이 있는 기초연금 인상이 가장 좋은 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