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회사채 단숨에 디폴트…中대형 신평사 '뇌물수수 스캔들' 파장

中6대 신용평가사 둥팡진청, '3개월 간 영업정지'
진융위안 전 총경리 등 뇌물수수 혐의 기소 영향
"첫 뇌물 3억여원…프로젝트보다 가치 커"자백해
중국 대형기업 잇딴 디폴트, 금융당국 감독 강화
  • 등록 2020-12-16 오후 4:30:27

    수정 2020-12-16 오후 4:30:27

사진=이미지투데이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 최근 국유기업들까지 잇따라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표 신용평가사 임원이 거액의 뇌물을 받고 신용등급을 높여준 것으로 나타나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 당국은 해당 평가사에 대해 3개월간 영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

中대표 국유 신평사, 뇌물 혐의에 영업 정지

16일 중국 매체 펑황망 등에 따르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베이징국은 최근 신용 평가사 둥팡진청(東方金誠·골든크레딧)에 대해 행정감독관리의 시정 조치 명령을 결정했다면서 3개월 동안 새로운 증권 평가업무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둥팡진청이 신용 평가 등급 상향 조정의 이유가 불충분하고 부채상환능력과 관련된 필요한 요인 분석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둥팡진청은 2005년 설립된 중국의 대표 국유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다.

아울러 둥팡진청의 두 임원은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진융위안 전 총경리와 둥팡진청 장쑤 법인의 추이룬하이 전 총경리는 고객사로부터 뇌물을 받고 등급을 상향 조정해준 혐의를 받고 검찰에 기소됐다.

추이 전 총경리는 처음 받았던 뇌물 액수가 200만위안(약 3억3500만원)이라고 자백하면서 “한번 등급을 상향 조정해주는 것이 한 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보다 더 값어치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총경리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까 봐 관심 있는 종목은 은밀한 방식을 사용했다”며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고 신용평가위원과 해당 기업을 여러 차례 교류하도록 해 평가에 영향을 주는 등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세계 2위 신평시장인데…‘AAA’ 남발·등급 부풀리기 심각

현재 중국의 신용 채권 시장과 신용 등급 평가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내에는 둥팡진청을 비롯해 다궁국제, 중청신 등 6개 대표 신용평가사가 있다.

펑황망은 신용평가사들이 ‘수문장’ 역할을 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간 AAA등급을 지나치게 쉽게 줘 ‘뒷북 대응’으로 시장을 질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지난달부터 허난성 보유 광산회사인 융천석탄발전그룹, 랴오닝성 최대 자동차 기업인 화천그룹, 반도체 기대주 칭화유니그룹 등이 신용등급 AAA인 국유기업들이 잇달아 디폴트를 냈다. 민영 기업도 문제지만 국유기업까지 순식간에 디폴트에 빠지면서 시장에는 혼란을 가져왔다. 이번 당국의 발표는 중국 최대 섬유 제조업체인 산둥 루이가 수일 내에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 속에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몇주동안 국영기업들이 연이어 디폴트에 빠지면서 시장을 강타했는데 이는 당국이 국유그룹을 구제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추측을 뒤엎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 대형 신용평가사 전 임원은 “기관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등급을 부풀리고 있다”며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 제도가 위험을 측정하는 데 나쁜 역할을 하기에 신용 등급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둥팡진청의 행정처분이 ‘정치적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본보기로 삼아 중국 당국이 다른 신용평가사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중국 금융 당국은 신용평가사 감독을 감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판궁셩 인민은행 부총재는 지난 11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신용평가사와 금융회사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열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팡 부총재는 “신용등급은 채권시장의 중요한 기초이며 자본시장 발전의 문지기 역할을 한다”며 “신용평가사들이 평가 역량과 작업 결과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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