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경쟁서 밀리면 글로벌 빅테크에 또 휘둘린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연구소장
해외 기업 초거대 AI 응용 생태계 장악 우려
"저품질 한국어 서비스 고가에 써야 할 처지될 수도"
  • 등록 2023-01-31 오후 6:56:32

    수정 2023-01-31 오후 7:26:2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애플과 구글이 부과하는 ‘앱 통행세’ 사례에서 보듯, 생태계의 기반이 없으면 글로벌 테크 기업에 종속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연구소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은 앱스토어, 클라우드 같은 인프라 성격의 기술”이라며 “AI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AI가 모든 소프트웨어나 앱의 기반이 될 가까운 미래에는 종속성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앱을 사용한 데이터가 외산 클라우드에 쌓이고, 외산 AI 모델 학습에 사용될 것이므로 AI, 데이터 관점에서 자주권을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초거대 AI는 AI를 활용한 개발 패러다임과 생태계를 바꿔놓는 기반 기술에 속한다. 그는 “해외 기업이 자체 클라우드에 초거대 AI를 탑재해 AI 응용 생태계를 장악하고 나서 사용료를 지나치게 올리거나 한국어 서비스 품질 관리를 등한시하면 국내 사용자들은 저품질 서비스를 고가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애저’에 오픈AI의 챗GPT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은 초거대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하 소장은 우리나라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오픈AI가 개발한 초거대 AI ‘GPT-3’가 2020년 5월에 나왔는데, 2년 뒤 생성 AI 관련 여러 산업이 만들어졌고 3년이 지나지 않아 챗GPT(AI 챗봇)가 나왔다”며 “AI 기술 개발에서 제품화·사업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벌써 챗GPT 기반의 앱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네이버·KT·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도 네이버를 포함한 여러 기업이 뒤쫓고 있으며, 전 세계 2~ 3위권은 된다고 본다”며 “네이버의 경우 쇼핑, 검색, 클로바 케어콜 등에 초거대 AI가 상용화돼 있고, 노코드 AI 플랫폼(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과 초거대 AI 생태계도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하 소장은 “초거대 AI 생태계를 위한 경쟁력 있는 기반을 만들려면 네이버를 포함한 기업, 학계, 정부가 함께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학습용 데이터 활용 시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해 “그레이 존(회색 지대)이 상당하다”며 “이런 부분들이 초거대 AI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 기회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하 소장은 사회 전반의 문화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문제가 있으면 하지 마라’는 경향이 있는데, 기술이 조금 부족해도 개선해 나가며 같이 만들어가자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 소장은 초거대 AI를 ‘초창기 인터넷’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 초창기에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회사들이 성장했는데 지금의 초거대 AI가 그런 느낌”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 '내려오세요!'
  • 행복한 강인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