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금리인상, 3차례→2차례 줄일까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밝혔듯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중요한 점은 앞으로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다.
연준은 지난 9월 금리 인상의 횟수를 적어놓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세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경제 여건이 충분히 개선된 만큼 다소 급격한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FOMC에서는 점도표의 하향 조정(3회에서 2회로)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미국 금융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미 시장에서는 내년 금리인상 횟수의 하향조정 가능성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며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는 3회에서 2회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은 달러의 강세를 늦츨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1100원선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1130.8원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에서 점도표 하향조정을 통해 금리인상 기울기와 속도가 완만해지면 달러화 강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신흥국 통화 안정과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으로 신흥국 증시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경제 전망 수정 여부도 관전 포인트
확률은 낮지만 연준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일부 주택 관련지표가 둔화됐지만 고용·소비지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연준이 경기 사이클 개선이 계속될 것으로 진단할 수도 있어서다. 중국과 유로존 경제 둔화가 연준 금리 정책을 변화시킬 정도로 심각한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내년과 내후년 금리 인상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미국 경제는 견조하다고 밝힌다면 ‘불통’이라는 꼬리표가 따를 것”이라면서도 “최근 발표되는 일련의 미국 경제지표는 견조한 모습이기 때문에 연준의 경제 자신감 발현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이나 점도표 하향 조정 외에도 향후 연준의 경제 전망의 변화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예상 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연준의 경제 전망 수정과 성명서 문구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연준의 재투자 중단으로 보유자산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의 변화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