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단지들 "재건축 위해 돈 모아요"

[호재에도 삐걱거리는 재건축]②
목동13단지·올림픽선수촌아파트·, 정비구역지정 위한 모금 진행
노원구,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 지원 조례 제정 촉구 서명 운동도
  • 등록 2023-01-31 오후 6:57:50

    수정 2023-01-31 오후 7:36:51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내가 낸 100만원 재건축 앞당긴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3단지 앞에 내걸린 현수막의 글귀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3단지는 현재 정비구역지정을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2월9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모금총회를 앞두고 있다. 올해 1분기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예상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재건축추진단도 최근 소유주에게 공문을 통해 “건설회사로부터 일체의 자금을 부당 수령하지 않고 소유주님들로부터 재건축 사업비도 모금하며 후속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다소 부족하나 이제는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기에 적절한 시기이므로 소유주 여러분의 모금이 동력이 될 수가 있도록 모금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정밀안전진단 예치금 모금을 시작했다. 오는 5월까지 정밀안전진단 기금 모금 완료해 10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는 게 목표다.

정비구역지정을 위한 모금을 독려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있다.(사진=독자제공)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하기 위해, 또는 안전진단 통과 후 정비계획 수립을 진행하기 위해 용역비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수억원에 이르는 안전진단 비용 모금이 성사되느냐가 재건축 사업 순항과 직결돼 저마다의 방법으로 돈 모으기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단지별로 모금 편차가 커 주민 단합 여부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고 분석한다.

목동13단지를 소유하고 거주하고 있는 A씨는 “100만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모두가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내는 사람만 내기 때문에 여력이 되는 사람은 모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인 한 아파트 단지의 추진위원장은 “비슷하게 재건축을 추진했던 단지가 있었는데 그 중 우리 단지가 안전 진단금 모금이 잘돼서 사업이 가장 빨리 되자 다른 곳에서 부러워했다”며 “10억원을 넘게 모아 도시계획 업체를 선정해도 돈이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단지는 모금이 안 돼 모두 후불제로 한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가 모금이 잘 된 이유는 조합원들 평균 연령이 40대 중후반으로 고령자 위주의 다른 단지보다 경제적 여력과 빠른 결단력 등으로 추진이 빨랐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들은 은퇴 후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모금 협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문제로 조합 내부에서 갈등이 일기도 한다.

이에 안전진단 비용을 구에서 선지원하고 준공 인가 전에 비용을 환수할 수 있도록 시 조례를 개정함으로써 주민 간 갈등과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신속한 재건축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노원구는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2030년이 되면 지역 내 아파트의 88%인 124개 단지 약 11만1000여 세대가 노후 아파트에 해당한다”며 “신속한 재건축에 도시의 미래가 달렸다는 생각으로 재건축에 장애가 되는 시 조례를 개정할 수 있도록 주민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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