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 매각…새주인에 IMM PE

조창걸 명예회장 지분 등 약 25% 매각
매각 규모 1.5조~1.7조원 규모 전망
IMM PE와 지분 매각 협상 '급물살'
'뜨거워진 M&A 시장 적기로 판단'
'20~30대 가구수요 잡는다' 전략
  • 등록 2021-07-14 오후 3:48:10

    수정 2021-07-14 오후 3:56:17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한샘(009240)을 인수한다.

IMM PE와 한지붕 격인 IMM인베스트먼트가 홈퍼니싱 기업 ‘오하임아이엔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가구 업계 대형 ‘볼트온’(유사기업 인수합병)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경영권을 매각한 한샘 입장에서도 최근 뜨거워진 M&A 시장 분위기가 제값을 받을 적기로 판단하고 매각 작업에 나선 끝에 빅딜을 성사시켰다.

한샘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15.7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 지분(약 25%)를 IMM PE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14일 밝혔다.

한샘 측은 “양해각서 체결 후 실사 및 구체적인 협상을 통해 주식양수도 계약의 최종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다”며 “주식양수도 계약의 체결 여부는 추후 진행과정에 따라 공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샘 측은 “향후 주식 양수도 계약이 체결될 경우 주식 매수인은 IMM PE가 설립할 투자 목적회사로 변경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샘 측은 최종 인수가격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거래규모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1조5000억~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한샘 유력후보로 떠오른 IMM PE는 이날 MOU 체결로 최종적으로 새 주인 자리에 올랐다. 이번 거래는 공개 경쟁입찰 형식이 아닌 수의 계약(프라이빗 딜) 형태로 매각을 논의하며 보안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M&A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꼽혀왔다. 수년 전에도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해 다수의 원매자들이 한샘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모두 발걸음을 돌렸다. 원매자들이 제시한 가격과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잠정 중단된 한샘 매각 협상은 최근 달아오른 M&A 시장 분위기를 타고 재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내 잠재 매물을 꾸준히 검토해오던 IMM PE은 한샘 측이 최근 지분 매각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창걸 회장 측에 지분 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차이를 차츰 줄여가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최종 인수까지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한샘은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인 조 회장이 1970년에 설립한 국내 1세대 가구 업체다. 같은 시기 국내에 아파트 보급이 본격화하자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성장 가도를 달렸다. 이후 한샘은 부엌가구 전문 업체에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한샘은 1994년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새 대표에 오른 최양하 전 대표는 ‘디자인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주거공간에 필요한 품목을 한샘의 이름으로 판매했다.

2015년 중국 시장 진출에 이어 2017년 상하이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데 중국 내 매장을 확장했다. 2002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뒤 지난해 강승수 대표가 취임하면서 전문경영인 2기 체제를 맞았다.

한샘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이유로는 후계 문제가 꼽힌다. 초대주주인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장남 조원찬 씨가 2002년 유명을 달리하면서 세 자매만 남은 상황이다. 세 자매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한샘 지분 1.32%, 0.88%, 0.72%를 보유하고 있다.

상속을 위해 내야 하는 세금도 부담됐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 기업을 승계할 경우 부담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60%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개국 평균치인 27.1%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이렇다 보니 과다한 상속세 부담 대신 경영권 매각을 선택했다는 관측이다.

인테리어를 비롯한 가구업계 경쟁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가구 공룡’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데다 현대리바트(079430), ‘오늘의 집’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도 덩치를 키우면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한샘은 2017년 업계 최초로 연결기준 매출액 2조 60억원에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했다가 이듬해인 2018년 매출 1조 9300억원에 영업이익이 560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수요가 가구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매출은 2조 675억원, 영업이익 930억원을 달성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IMM PE는 가구산업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통 큰 베팅을 했다는 분석이다. IMM PE는 온라인 인테리어 가구 업체인 오하임아이엔티의 최대주주(36.24%)인 IMM인베스트먼트와 같은 계열이다. 20~30대를 중심으로 ‘내집 꾸미기’ 수요가 커지며 온라인을 통한 가구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기회로 봤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와 전국 유통망을 갖춘 한샘 인수로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여전히 국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인수 이후 온라인은 물론 O2O(online to offline) 사업까지 보강하며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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