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민주당은 서울 광진·동작을에서 각각 야권의 거물인 오세훈·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자와 맞붙은 고민정·이수진 의원에게 총 1억원을 실탄으로 지급하면서 당 차원의 총력지원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고민정·이수진 의원에게 지원한 민주당의 금액은 다른 격전지 후보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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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1대 총선 서울 광진·동작·송파을 및 용산, 대구 수성갑 등 주요 격전지 민주당·통합당 후보자들의 정치자금(선거비용 및 선거비용 외 합계)과 후원회 수입·지출 내역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민주당은 정당 보조금 중 6500만원과 3500만원을 각각 고민정·이수진 의원에게 투입했다.
고 의원은 6500만원 전액을 선거비용에 지출했고, 이 의원은 2000만원은 선거비용에 1500만원은 선거비용 외 항목에 사용했다. 이 의원은 선거비용 외 항목으로 지출한 민주당 정당 보조금 1500만원 전액을 선거 컨설팅 비용으로 썼다.
선관위에 따르면 선거비용 외 정치자금은 선거사무소와 선거연락소의 설치 및 유지비용, 후보자 자동차 운영비용, 투표참여운동 등에 사용한 금액이다. 직접적인 선거운동 이외에 총선과 관련한 활동에 쓴 돈인 셈이다.
반면 같은 선거구의 오세훈 후보는 500만원, 나경원 후보는 1500만원을 통합당으로부터 지원받는 데 그쳤다. 정치자금도 고 의원이 2억 1400만원으로 오 후보의 1억 9100만원보다 약 2300만원을 더 사용했다.
이 의원은 선거비용 1억 4700만원과 선거비용 외 1억 6700만원 등 3억 1500만원의 정치자금을 지출해 1억 9100만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한 나 후보보다 1억 2400만원을 더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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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배현진 통합당 의원은 송파을에서 2억 2400만원의 정치자금을 사용한 최재성 후보보다 3300만원이 적은 1억 9100만원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하고도 승리했다. 배 의원은 통합당으로부터 자금지원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력으로 싸워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통합당 의원 역시 2억 3000만원의 정치자금으로 용산에서 맞붙은 강태웅 민주당 후보보다 3300만원을 적게 사용했지만 승리했다. 민주당은 강 후보에게 역시 2000만원의 정당 보조금을 지원했고 강 후보는 이중 1100만원을 선거비용으로, 900만원을 선거비용 외 항목으로 지출했다.
이처럼 해당 주요 격전지에서 전반적으로 야당인 통합당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 후보들의 정치자금 씀씀이가 수천만원 정도 더 컸지만 대구 수성갑은 반대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억 3200만원의 정치자금으로 2억 400만원의 김부겸 후보보다 2800만원을 더 많이 지출했다.
다만 민주당은 현역 의원이었던 김 후보에게도 이례적으로 1500만원의 정당 보조금을 실탄으로 지원했다. 대구가 험지인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서울 광진·동작·송파을 및 용산, 대구 수성갑 후보들은 민주당·통합당을 가릴 것 없이 전원 후원회 후원 한도 최대치를 모금하는 저력도 과시했다. 원외 인사였던 고민정·오세훈·이수진·배현진·강태웅·권영세 후보는 1억 5000만원을 모았고, 현역 의원 신분으로 선거에 출마했던 나경원·최재성·김부겸·주호영 후보는 약 4개월 만에 3억원을 쓸어담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비용은 선거운동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금액이라 사용제한액이 있지만 선거비용 외 일반정치자금에 대해서는 따로 제한이 없다”며 “군소정당이나 정치신인은 보전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지출 하다 보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비용 외 정치자금은 사용 규제가 명확히 있지 않으니까 정당이나 후보자가 판단해서 정치자금법 범위 내에서 지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