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국산 소재 미사용은 품질 문제”

박영선 장관 “대기업이 중기 불화수소 안쓴다” 지적에 업계 입장 설명
사회적 가치 측정 프로그램 마련 위해 바스프 등과 협력
최 회장 “사회적 가치 경영 반영시 임직원 냉소적 태도가 가장 어려워”
  • 등록 2019-07-18 오후 5:06:51

    수정 2019-07-18 오후 5:06:51

[제주=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소재·부품을 대기업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최상의 품질을 가진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기업경영의 기본이라는 논리다.

최 회장은 18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특별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기업들도 불화수소를 만들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다”며 “공정마다 분자의 크기가 다르고 불화수소를 어디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줘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아직은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서 특강을 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문제는) 대기업이 사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불화수소와 포토리지스트(감광액) 등을 사용한 이유로 품질을 꼽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는 고순도여야 하는데 일본 기업이 품질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 17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공급선을 결정할 때 대표적으로 기술적 우월성과 품질·공급의 안정성을 고려한다”며 “이 부분에서 일본 기업들이 점수를 높게 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과 박 회장은 공통적으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불화수소도) 차차 반도체 제조공정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는 재발가능성이 있는 사안으로 본다”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에 기업들이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묻자 최 회장은 “각자 위치에서 자기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게 해법일 것”이라고 답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김동섭 사장(대외협력총괄)은 지난 16알 일본 협력사와 원자재 수급 관련 협의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일본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일본은 항상 갔었던 곳이니 필요하다면 갈 수도 있다”며 “우리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도움받을 일이 있으면 받는 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비상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하루 아침에 뚝딱 나오는 게 대책은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하나씩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과 SK그룹이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세계적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과 사회적 가치의 계량화 작업을 함께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측정이다. 측정을 해야 개선방안을 마련해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 한 배경을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 5월부터 주요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 성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를 위해 2017년 경제학자, 회계학자, 사회적 기업 전문가 등과 함께 사회적 가치의 측정체계를 개발했다.

최 회장은 “일부 회계학자들은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측정방식에 물음표를 던진다”며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는 표준이 없기 때문에 우리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구의 기업들도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며 “바스프의 초대로 사회적가치의 계량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직원도 보내고 비용도 부담하면서 측정프로그램을 함께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날 사회적 가치를 경영에 반영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사회적 가치를 그룹 내에 심으려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의 초기 반응에 대해 최 회장은 “지금 하는 일도 어려운데 왜 어려운 일을 또 시키느냐, (회장의 얘기가)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겠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임직원의 냉소주의였다. 사회적 가치라는 게 유행하다보니 회장이 잠시 이를 강조하다 말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던 일이나 잘 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 회장은 이에 거친 표현을 사용하면서 3년간 사회적 가치가 왜 중요하고 왜 변화해야 하는지 지속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50% 반영하겠다고 했더니 이제 임직원들도 ‘도망갈 곳이 없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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