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고헬기, 회전날개 분리 후 추락…설계·기체 결함 가능성

사고조사위, 결함 가능성 등 추락사고 원인 규명 작업
육군도 '수리온' 90여대 운행 전면 중단
또 기술력 논란 KAI "사고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
마린온 전력화 및 수리온 수출 차질 불가피
  • 등록 2018-07-19 오후 4:43:19

    수정 2018-07-19 오후 4:43:1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추락해 5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 사고조사위원회가 조종 실수 보다는 헬기 설계와 기체 결함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이륙한지 4~5초 만에 주회전날개(로터)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 10여m 상공에서 본체가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회전날개 1개가 먼저 튀어 나간 이후 헬기 회전날개 전체가 분리됐다.

해병대는 마린온 헬기사고 다음 날인 18일 해병대와 해군,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19일 “조사위원회에서 국방기술품질원 직원 3명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사고 헬기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개발 당시 시험비행 등에 관여한 기관이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린온 헬기는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수리온의 원형은 유럽 헬기업체 유로콥터(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 쿠거와 슈퍼 퓨마다. 2016년 4월 노르웨이에서도 수리온과 비슷한 설계모델인 슈퍼 퓨마가 주회전날개가 분리돼 1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노르웨이 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 프로펠러에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박스 내 기어 중 하나가 균열로 튀어 나갔고 그 충격으로 프로펠러와 기어박스를 연결하는 구조물이 파괴됐다고 발표한바 있다. 앞서 2009년 4월 스코틀랜드에서도 슈퍼 퓨마 기종이 동일한 사고로 추락했는데 당시 원인도 기어박스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사고 직후인 17일 밤 로터 등 마린온 헬기 파편이 남겨져 있다. [사진=해병대]
특히 이번 사고기가 시험비행 직전 기체가 심하게 떨리는 현상에 대한 정비를 했다는 점에서 ‘자동진동저감장치’에 문제가 생겨 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진동저감장치는 헬기 주회전날개에 달린 장치로 기체 떨림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헬기 전체에 영향을 줘 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에도 경남 고성군에서 수리온 헬기가 시험비행 도중 자동진동저감장치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돼 긴급 착륙한바 있다.

이와 함께 마린온은 상륙함 내부에 헬기를 수납할 수 있도록 헬기 날개를 접고 펼 수 있도록 개조했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 접이식 날개를 펴는 과정에서 장비결함이나 정비 실수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번 사고로 해병대는 헬기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해병대는 올해 상반기에 마린온 4대를 납품받았으며, 하반기에 2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었다. 2023년까지 총 28대의 마린온 헬기가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고로 전력화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여파로 육군 역시 각급 부대에 배치된 90여 대의 수리온 헬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마린온 제조사인 KAI는 곤혹스런 모습이다. 감사원이 지적한 수리온의 체계결빙 운용 능력 부분도 개선한 터라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필리핀과 수리온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심초사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초 방한 당시 수리온을 탑승한 뒤 만족해 하며 구매 검토를 지시한바 있다. KAI 측은 “현재 사고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달라”면서 “사고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을 위해 군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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